코스피 지수의 숨고르기가 길어지고 있다.

전날 금융통화위원회, 선물·옵션 만기일, 중국 물가지표 발표 등 중요한 이벤트 속에서도 횡보세를 이어갔던 코스피 지수가 12일에도 지지부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특별한 상승 모멘텀이 없는 상황에서 투자자들도 대형 우량주보다는 중소형주 단기매매에 치중하는 등 증시 활력도 떨어지고 있다.

원상필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주 코스피의 평균거래단가는 9470원으로 1~2월 평균의 75%에 불구하다"며 "이는 최근 거래된 주식이 우량주보다는 중저가주 중심으로 움직였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시장의 체력이 이전과 같지 못하다는 뜻이다.

그나마 3월 들어 실적을 바탕으로 한 실적호전주들이 시장대비 강세를 보이고 있어 투자 대안으로 삼을 만하다.

동부증권에 따르면 1~2월에는 가치주가 성장주 대비 우수한 성과를 기록했지만, 3월에는 성장주가 가치주보다 나은 성과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해정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종목에 있어서도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이 높은 분기실적 호전주들의 수익률이 높았다"며 "시장 리스크가 완화되면서 실적으로 관심이 이동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중현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전날을 기점으로 만기일 및 금통위를 둘러싼 불확실성, 중국 물가지표 변수가 일단락됐다"며 "이를 기점으로 주식시장에는 본격적으로 1분기 실적이 핵심적인 변수로 전면에 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기업들의 실적전망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어 상황은 나쁘지 않다.

MSCI 코스피 12개월 예상 EPS는 상향조정되고 있는 반면, 주가수익비율(PER)은 지난해 4월 이후 낮아지며 시간이 지날수록 밸류에이션 매력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실적모멘텀과 저평가 매력이 부각될 가능성이 높은 종목 위주의 저가매수 전략이 유리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매출 증가세가 두드러지는 반도체, 자동차, 소프트웨어, 화학 등에서 유망종목을 선별해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분석이다.

김중현 신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반도체와 조선, 철강 등 실적개선이 기대되는 주요 수출주에 대한 매수 관점의 대응을 유지할 것"이라며 "반면 모멘텀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디스플레이나 핸드셋, 자동차 등의 업종에 대해서는 당분간 비중축소로 대응하는 게 좋다"고 지적했다.

동부증권은 1분기에 전분기대비 실적호전이 예상되는 종목을 선정했다. 각각 한국전력, LG화학, SK텔레콤, KT, SK에너지, 삼성물산, S-Oil,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SK, 한국가스공사, 호남석유, 글로비스, 대우증권, 대우인터내셔널, GS, 강원랜드, 한화, CJ제일제당 등 19 종목이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