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교통사고로 차에 깔려 골반이 골절되고 요도와 장이 파열돼 대수술을 받고 회생한 당시 12세의 소년 김모씨(32)가 20년이 지난 뒤 다시 최형기 성공클리닉 원장을 찾아왔다. 요도는 잘 봉합돼 그동안 배뇨에 문제가 없었지만 결혼 적령기에 이르니 발기부전이 문제였다. 2007년 당시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비뇨기과 교수였던 최 원장은 김씨를 대상으로 음경보형물 삽입술을 라이브 서저리(실시간으로 테크닉을 설명해가면서 진행하는 공개수술)로 진행했다. 고난도 수술임에도 불구하고 60분 만에 성공적으로 마치자 이를 지켜본 국내외 비뇨기과 의사들로부터 박수가 터져나왔다. 김씨는 이 수술 후 3년째 별 문제없이 지냈고 현재 결혼을 앞두고 있다.

최형기성공클리닉은 올해 초 정년을 마친 최 전 교수가 지난 8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개원한 남성 성기능장애 전문병원이다. 최 원장은 1980년부터 2년간 미국 클리블랜드클리닉에서 미세수술을 배우고 귀국,1985년 국내 최초로 성(性)클리닉을 연 국내 남성의학의 개척자다. 1989년 아 · 태발기부전학회 학술대회,1998년 아시아성학회를 서울로 유치해 조직위원장으로서 성공적인 개최를 이끌었고 성 문제의 공론화에도 기여했다. 또 귀두에 바르는 한방 조루증치료제 'SS크림'을 개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의 장기는 음경보형물 삽입수술.생체친화적인 재료로 만든 보형물을 음경 속에 심어 발기부전을 치료하는 최후의 수단이다. 음경보형물은 작동스위치,두 개의 실린더,저장고로 구성되며 각각 음낭,음경,하복부에 삽입돼 작동스위치를 가볍게 누르면 저장고의 물이 튜브를 타고 실린더를 가득 채워 발기 상태를 유발한다.

김씨처럼 골반이 좁아진 상태에서는 저장고를 장기안으로 집어넣기가 매우 어렵지만 최 교수는 정교하고 빠른 손놀림으로 어떤 고난도의 수술도 무난하게 성공시키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1985년 이후 25년간 800여명을 시술해 2년간 탈 없이 음경보형물이 작동되는 성공률이 98%를 웃돌고 있다.

최 원장은 병원에 오길 꺼려하고 프라이버시를 중시하는 환자를 위해 온라인 상담사이트(www.ssclinic.com)와 어느 곳이든 찾아가 진료하는 VIIP(Very Important Impotent patient)클리닉을 운영 중이다. 그는 "음경에 메스를 대는 것에 부정적인 인식을 가질 수 있으나 성은 인생의 활력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라며 "발기부전 증상은 먹는 치료제로도 해결되지 않는 환자가 20~30%에 달해 음경보형물 삽입수술과 같은 치료를 고려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