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가 올 시즌 프로야구 시범경기에서 1위를 달리고 있지만 팬들은 '기대 반,의심 반'이다. 지난해 롯데는 시범경기에서 11승 1패로 1위를 차지했지만 정규시즌에서는 4위에 만족해야 했기 때문이다. '리허설'격인 시범경기는 '본공연' 성적표와 어떤 관계가 있을까.

올해 시범경기는 오는 21일까지 팀당 14경기씩 모두 56경기가 치러진다. 정규 시즌보다 긴장감은 떨어지지만 스프링캠프의 성과를 확인하고 신인과 이적생의 옥석을 가린다는 점에서 '리트머스' 역할을 톡톡히 한다.

지난 27년 동안 시범경기를 치렀지만 1위 팀이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거머쥔 적은 일곱 번(25.9%)밖에 되지 않는다. 해태가 1987년 첫 번째였고 2007년 SK가 마지막으로 시범경기 1위에 이어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차지했다.

하지만 시범경기 1위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사례는 많다. 특히 2000년대 이후 시범경기 1위 팀이 '가을잔치'에 초대받지 못한 팀은 롯데(2005년)와 LG(2006년)뿐이다. 포스트 시즌 진출 확률은 무려 80%였다.

시범경기 1위 팀이 시즌 최하위로 추락한 적도 있다. 1984년 삼미와 2006년 LG 등 일곱 차례 시범 경기 1위 팀이 정규 시즌 '꼴찌'의 불명예를 안았다.

시범경기 최하위팀이 시즌 최하위로 마감하는 확률도 높다. OB(1991년) 쌍방울(1992년) 롯데(2001년) 등이 시범경기와 정규시즌 연속 꼴찌에 머물렀다. 이에 반해 시범경기 꼴찌였던 롯데(1984년)와 해태(1996년)는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는 저력을 보이기도 했다.

팀과 달리 개인 성적은 시범경기와 정규 시즌의 상관관계가 높다. 지난해 시범경기에서 2승을 거둔 조정훈(롯레)은 시즌에도 다승왕을 차지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