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인천공항에 도착해 광화문을 지나면서 느낀 한국에 대한 첫인상은 매우 현대적인(super-modern) 곳이라는 거였습니다. 하지만 서울생활을 하면서 매우 역동적(super-dynamic)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죠.매일 겪는 일들이 새롭습니다. "

조나단 노트 영국 부대사(사진)는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역동적인 발전상이 투자처로서 큰 매력이라고 수차례 강조했다. 노트 부대사는 "불과 20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은 드라마 '매쉬(M.A.S.H)'의 배경인 6 · 25전쟁으로 알려진 나라였지만 이제 완전히 바뀌었다"면서 "삼성 LG 등 대기업이 상징하는 빠른 경제 발전과 올림픽,그리고 월드컵 등에서의 활약으로 영국 내 한국 위상은 괄목상대 그 자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영국에 이어 올해 한국이 G20 의장국을 맡으면서 당국자들이 정기적으로 이슈를 조율해 나가는 등 양국 관계가 끈끈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또 "G20 의제와 주요 정책에서 두 나라의 의견이 유사한 데다 지난해 한국의 OECD 개발원조회의(DAC) 가입에도 영국이 강하게 지지했다"고 귀띔했다. 이를 바탕으로 평화유지군(PKO) 활동과 기후변화협약에서도 상호 협력하고 있다는 것.

노트 부대사는 주한 영국대사관과 무역투자청(UKTI)이 양국 간 경제 협력의 가교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국에 투자하려는 한국 기업들에 구체적이고 자세한 투자 정보를 제공하고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는 한편 한국에 관심 있는 영국 기업들에 사업 기회를 적극 알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음 주에도 홍콩에서 200여명의 영국 기업인을 상대로 한국에 대한 투자설명회가 예정돼 있다"며 "한 · EU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되면 두 나라 기업인들이 더 많은 투자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영국은 세계로 뻗어나가려는 한국 기업들에 더할 나위 없는 도약대(springboard)"라고 노트 부대사는 설명했다. 그는 "기업활동이 자유롭고 세금이 낮은 제도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세계 6위의 공업국으로 첨단 산업이 잘 발달돼 있고 연구 · 개발(R&D) 광고 금융 등 고부가가치 산업을 위한 우수한 인재들이 배출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영국 정부는 외국 기업들에 대해 본국 기업과 똑같은 수준의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며 "영국에 투자한 한국 기업 가운데 대다수는 계속 투자를 늘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국가부채 증가와 금융규제 강화로 영국의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시각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우려할 수준이 아니며 영국 경제는 여전히 건강한 상태"라고 반박했다.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플러스로 반전한 이후 올해 2~3% 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국제통화기금(IMF)이 전망하는 등 더블딥 우려도 낮다"고 강조했다.

영국 옥스퍼드대 맨스필드 칼리지에서 법학을 전공한 노트 부대사는 멕시코 대사관을 거쳐 OECD와 외무성 등에서 23년간 통상문제를 담당한 베테랑 외교관이다. 2008년 부대사로 부임한 그는 지난해 서울에서 첫 아이를 낳았다면서 "요즘은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게 낙"이라고 말하는 등 가정적인 면모를 보였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