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씨는 마흔 다섯살의 평범한 가장이었다. 젊은 시절부터 함께 고생해온 부인과 대학에 갓 입학한 두 딸이 있어 남부러울 것이 없었다. 신혼 때부터 경영해 온 음식점도 그리 크진 않지만 단골 손님이 많아 어렵지 않았고,지역에서는 꽤 유명한 명소로 자리잡았다. 언제나 웃는 얼굴로 단골손님을 벗삼아 운영해온 그에겐 늘 '사람 좋다'는 평판이 뒤따랐다. 이웃들도 K씨 부부의 금슬을 부러워할 만큼 그는 사업과 가정에서 모두 인정받는 사람이었다. 주변 사람들과 관계가 좋다 보니 수많은 지인의 소개로 만난 설계사(FC)들로부터 보험 상품을 소개받았고 그렇게 가입한 보험이 어느 새 3건에 달했다. 그러면서도 보장자산에 대한 뚜렷한 필요를 느끼지는 못했다.

그런 그에게 갑자기 믿기 어려운 아픔과 슬픔이 찾아왔다. 여느 날과 다름없이 음식을 준비하기 위해 조리실의 버너에 불을 붙이는 순간 가스폭발로 쓰러진 것이다. 주변 사람들이 몸에 붙은 불을 끄고 119구급대를 통해 병원으로 후송됐지만 화상의 상처는 너무나 심했다. 가족들은 열과 성을 다해 간호했지만 며칠 지나지 않아 K씨는 결국 사랑하는 가족을 남겨둔 채 다른 세상으로 떠났다. 아무도 예측할 수 없던 일이었다.

K씨가 떠난 뒤 고인의 빈자리를 뒤로 하고 여전히 생계를 꾸려야 하는 유가족에게 K씨가 남긴 보장자산은 큰 보탬이 됐다. 재해사망보험금으로 남겨진 5억원의 보험금은 고인의 자리를 대신할 순 없었지만 그것마저 없었더라면 가족들은 고액의 화상치료비와 장례비용,음식점 운영비,두 딸의 대학등록금,아파트 중도금 등 슬픔 위에 덧씌워졌을 금전적인 어려움마저 피할 수 없었을 것이다.

삶을 살아가는 우리들은 아직 닥쳐오지 않은 불행을 염두에 두고 살지는 않는다. 만약 죽음,질병,사고 등 모든 위험을 미리 예측하고 산다면 불안한 마음 때문에 오히려 현실에 충실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보험에 가입할 때도 이런 불행한 일들을 예상하고 적극적으로 가입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어떤 계기에 의해 위험에 대한 보장을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혹은 주변의 권유에 의해 가입하기도 하고 K씨처럼 FC와의 친분 때문에 가입해두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어떤 계기에서 가입했든 보장자산은 위기의 순간 빛을 발한다. 예기치 못한 일 이후 엄청난 고통 속에서도 금전적 손실만큼은 해결할 수 있었던 K씨 가족의 사례를 보면 보험가입은 후회스러운 일이 아닐 것이다. K씨에게 사고가 없었다고 해도 보험은 질병이나 노후에 대한 보장으로,목돈 마련의 재원으로 힘이 됐을 것이다.

삶의 현장 속에 숨어 있는 위험은 누구에게든 예외가 될 수 없다. 평범한 진리지만 미리 점검하고 준비하는 사람만이 큰 후회를 하는 일을 막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