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언남중학교 정문 앞쪽에 있는 크린토피아 양재2동점(사진)은 겉모습부터 여느 세탁소와는 크게 다르다. 100㎡(약 33평) 규모의 대형 매장으로 슈퍼마켓을 연상시킬 만큼 널찍하고 깔끔하다. 크린토피아의 1300여개 매장 중 유일하게 세탁소와 빨래방을 겸하고 있는 세탁멀티숍이다.

지난해 9월 문을 연 세탁멀티숍은 정장,셔츠,코트,가죽옷 등을 맡기던 기존 세탁편의점에다 집에서 세탁하기 힘든 대형 침구류,커튼 등을 저렴하게 물세탁할 수 있는 코인 셀프빨래방을 결합한 형태다. 드라이클리닝과 물세탁을 모두 해결할 수 있다. 최근 급증하고 있는 싱글족이나 워킹맘들의 인기를 끌고 있고 인근 외국인들도 많이 이용한다.

양재2동점은 연중 무휴로 오전 9시부터 새벽 2시까지 운영한다. 빨래방의 경우 1회 이용비가 2000~5000원 선으로 저렴한 편이다. 빨래방 세탁물을 기다릴 시간이 없는 고객을 위해 세탁편의점 직원이 대신 세탁해 주고,고객이 올 때까지 보관해 주는 빨래방 대행 서비스도 제공한다.

심인순 점주는 "고객들에게 보다 폭넓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세탁편의점과 빨래방을 결합한 매장을 선보였다"며 "개점 6개월이 지나면서 입소문이 나 이용자들이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무인 점포로 운영하는 기존 빨래방은 편의성,안전성 등에서 문제가 많아 여성 고객들이 외면해온 문제를 해소한 것이다.

회사를 다니다가 창업한 심씨는 창업비용(임대료 포함)으로 약 1억원을 투자했다. 수익이 얼마나 되냐고 묻자 심씨는 "5평 규모의 소형 세탁편의점은 월 평균 200만원 정도의 수익을 내고 있으나 우리 점포는 복합 매장인데다 규모가 커 다른 매장의 3~4배는 벌고 있다"고 귀띔했다.

1992년 설립된 크린토피아는 기업형 세탁 문화를 선보여 '생계형 창업' 아이템으로 주목받고 있다. 소형 매장의 경우 1500만원(임대료 제외)이면 창업이 가능하다. 각 세탁편의점에서 빨랫감을 모아 세탁공장에 보내면 세탁 후 다시 고객에게 전달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세탁비 가격 인하를 주도해 왔다. 창업주인 이범택 크린토피아 회장은 "20년간 한우물을 파와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했다"며 "올해부터 세탁멀티숍을 본격적으로 확대해 3년 안에 3000호점을 돌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