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인들이 6월 지방선거에 대거 출사표를 던졌다. 광역지자체장부터 시의원 선거까지 출마 스펙트럼은 넓다. 현장 경영능력을 살려 유망산업을 유치하는 등 'CEO정치'를 실현하겠다는 게 이들의 포부다.

강원도지사 선거에는 이곳 출신 경제인들이 대거 도전장을 낸다. 한나라당 예비후보로 나선 조관일 전 대한석탄공사 사장,최영 강원랜드 사장,최동규 전 중소기업청장은 모두 기업 경영 이력을 내세우고 있다. 이계진 (원주) 허천(춘천) 의원,권혁인 전 행정안전부 지방행정본부장,최흥집 전 강원도 정무부지사,심재엽 전 국회의원 등 10명(12일 현재)의 한나라당 예비후보들과 치열한 공천 경쟁을 벌이게 됐다.

기아자동차 부회장 출신인 김익환 고문도 출마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공천이 결정되면 민주당 후보로 유력한 이광재 의원과 한판 승부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구청장 선거에 나선 경제인 후보도 적지 않다. 민주당에서는 정내현 세화엔지니어링 대표가 서초구청장 선거에 재도전하고,오성문 차세대고속관광 대표,장갑수 충남건설 대표 등은 중랑구청장을 노리고 있다. 자유선진당에서는 장영환 동일에너지 대표(용산구),허태갑 한성이엔지 대표이사(강북구) 등이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한나라당에서는 서울메트로의 김상돈 사장이 지난 3일 사임,출마지역을 저울질하고 있다.

이 밖에도 수원시장 선거에 양창수 밀코오토월드 회장(미래희망연대)이 출마한 것을 비롯 △청원군수에 홍익표 대청이엔씨 회장,박환규 가스안전공사 사장(한) △영암군수에 전동평 알파중공업 대표(민) △고성군수에 박재하 명성건설 대표(한) 등이 단체장 입성을 위해 뛰고 있다.

경영자 출신 후보자들은 '지역경제 살리기'를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증평군수 선거전에 나선 김두환 한국화장품 부회장(한)은 "자치단체 생존을 위한 단계적 발전모델을 보여주겠다"고 했고,한국제강 창립자 출신인 하성식 함안상공회의소 회장(한)은 "기업과 마찬가지로 군 행정에 책임주의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익산시장 선거에 나선 신추 효성트랜드월드 대표(무소속)는 친환경 산업 유치를 공약으로 제시했다.

경제인 후보들의 잇따른 출사표는 CEO 출신인 이명박 대통령 당선 이후 부쩍 높아진 경제인 후보에 대한 선호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지난 18대 총선에서는 한나라당 공천 신청자 1173명 중 기업인 출신이 283명으로 무려 4분의 1에 달했다. 여당 인재영입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유권자들이 기업인 후보의 참신성과 능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며 "여성 기업인 등 새로운 인물을 계속 발굴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