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광고시장은 30대 아줌마 모델 전성시대다. 미모는 20대 때만 못해도 훨씬 성숙하고 안정된 이미지로 소비자들이 편안하게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12일 광고업계에 따르면 30대 여성 탤런트가 등장하는 광고는 줄잡아 20여개에 달한다. 피겨 퀸 김연아를 제외하곤 이들의 광고 노출빈도가 가장 두드러진다.

아줌마 모델의 대표 주자는 연기에 물이 올랐다는 평가를 받는 고현정씨(39).고씨는 르노삼성차의 뉴SM5와 랑콤(화장품),맥심 아라비카100(커피),금호석유화학 휴그린(마감재)에 등장한다. 모델료도 김연아에 이어 2위로 알려져 있다. 고씨는 여성 탤런트로는 이례적으로 자동차 광고에 등장해 "한 장면을 찍기 위해 스무 번이고 같은 연기를 한다"며 "'조금 더'의 차이가 큰 차이"라고 조곤조곤 설득한다.

최근 딸을 출산한 김희선씨(33)는 애경 에스따르(두피케어),청정원 홍초(식초음료),한화L&C 칸스톤(마감재),아름다운 달(화장품)의 모델로 활동하고 있다. 김씨는 결혼 이후 별다른 작품 활동을 하지 않는데도 여전히 광고섭외 0순위다. 출산 후 탈모증상을 겪었다는 점에 착안,애경 측이 모델로 발탁했다고 한다.

기부천사로 유명한 정혜영씨(37)는 남편 션과 함께 롯데백화점 모델로 활약 중이며 일신건영 아파트 휴먼빌,기탄교육 학습지 광고에도 출연한다. 이요원씨(30)는 오휘(화장품)와 현대해상화재,한채영씨(30)는 애경 케라시스(샴푸)와 DHC(화장품)에 등장하고 있다. 한씨는 결혼을 앞두고 5캐럿 다이아몬드 반지를 받았다는 소문이 나면서 고급 이미지가 더해졌다는 후문이다.

광고업계에선 30대 모델이 대중들에게 안정감과 믿음을 주는 장점이 있어 주가가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예컨대 김희선씨의 경우 과거 철 없던 아가씨에서 행복한 주부 이미지로 업그레이드돼 그가 광고에서 전하는 메시지도 설득력이 생겼다는 얘기다. 실제 소비층인 30~40대 주부들도 30대 모델에 대한 호응이 높다.

신철상 웰콤 캠페인2팀 기획국장은 "젊고 풋풋한 모델 사이에서 30대 탤런트들은 차별화된 전문성과 고급성이 두드러진다"며 "결혼과 출산 · 육아를 거치며 삶의 연륜이 묻어나 시청자들이 쉽게 공감한다"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