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집마련 코치가 떴다] "3억대 자금…재건축 앞둔 길동 삼익 69㎡서 신혼살림 시작을"
"남들보다 늦게 장가가니까 내 집 마련은 빨리 해야죠.하지만 이것 참,만만찮네요. "

오는 5월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 안진범씨(36)와 정호진씨(32 · 여)를 지난 11일 서울 강동구 암사동에서 만났다. 송파구 석촌동이 직장인 안씨는 결혼 준비에는 집이 가장 중요해 한국경제신문에 상담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현재 석촌동 다세대주택에서 전세(보증금 6500만원)를 살고 있는 그는 내 집 마련도 꼭 필요하지만 거주지가 직장에서 멀어지는 것을 걱정했다. 그는 "30대야말로 인생에서 가장 열심히 일할 시기가 아니냐"며 "작년 하남 미사지구 보금자리주택에 사전예약 신청을 해볼까하다 경기도로 벗어난다는 점에서 포기했다"고 말했다.

자금능력에 대해서는 안씨와 정씨가 모은 돈에 부모님의 도움을 받으면 3억~3억5000만원쯤 된다고 설명했다. 안씨는 금리인상 가능성과 부동산 가격 안정세 등을 고려하면 대출을 많이 활용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판단한다. 그는 "송파구 인근에서 공급면적 85㎡짜리 아파트를 살 수 있을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송파구는 '나홀로 아파트'만 가능

암사동 강동롯데캐슬퍼스트 상가에서 영업 중인 한경 베스트공인중개사 김선미씨(대진부동산 대표:02-3013-8950)는 "안씨처럼 3억원 선의 자금으로는 송파구의 나홀로 아파트밖에 구할 수 없다"며 "강동구 아파트에서 신혼살림을 시작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씨티프라이빗뱅크의 김일수 팀장도 방이동 K아파트(86㎡ · 매매가 2억8000만~3억원),거여동 W아파트(83㎡ · 3억3000만~3억4000만원),가락동 H아파트(82㎡ · 4억~4억2000만원) 등 다양한 가격대의 아파트가 있지만 대부분 300세대 이하 소규모 단지여서 향후 가격상승 여력이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강동구 기존 아파트가 대안

김선미 중개사는 △재건축이 가능한 낡은 아파트 △전용면적이 넓은 입주 15년째 아파트 △입주 3년된 새 아파트 △강일지구 아파트 등 4가지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김 중개사는 "삼익1차,고덕시영 등 명일동과 길동 일대에 1980년대 초반 건축된 아파트들이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며 "강동시영 1,2단지를 재건축한 롯데캐슬퍼스트와 프라이어팰리스의 사례에서 시세상승을 경험했기 때문에 강동구 일대 재건축이 잘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안씨 예비부부는 먼저 길동에서 1983년 건축된 삼익파크 아파트 69㎡형(8층) 매물을 둘러봤다. 방 2개에 거실 겸 방 1개가 딸린 집이었다. 3억5500만원으로 가격도 적당했고 지하철 5호선 굽은다리역에서 걸어서 5분 거리의 아파트였다. 낡긴 했지만 개별난방이어서 겨울철 냉기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김 중개사는 "2013년이면 재건축 가능 연한 30년을 채우게 된다"며 "2006년 말에는 4억2000만원까지 올라간 집"이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강동구에는 고덕시영부터 7단지까지 1만1000세대가 사는 아파트가 재건축이 추진되거나 추진될 예정"이라며 "향후 이주수요가 급증하면 집값도 강세를 띨 것"으로 내다봤다.

그래서 옆에 있는 강일1지구도 입주한 지 1년 밖에 안돼 아직 매물이 적은데다 가격도 강세를 띠고 있다고 김 중개사는 전했다.

◆보금자리주택 청약은 힘들 듯

안씨는 현재 5년간 600만원을 납입한 청약저축 통장을 갖고 있다. 하남 등 경기도 지역에서 보금자리주택에 청약하면 당첨될 수 있는 납입액이다. 그러나 서울지역 보금자리주택지구는 납입액이 1500만원 이상 돼야 당첨가능하기 때문에 안씨처럼 서울지역을 원할 경우 보금자리주택 당첨 기회는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일반공급이 아닌 특별공급으로 눈을 돌려도 가능한 공급유형은 없어 보인다. 생애최초 특별공급을 받으려면 작년 부부합산 소득이 연간 4660만원 이하여야 하는데 안씨는 6000만원에 달해 자격이 안된다. 신혼부부 특별공급도 안씨 한 사람의 소득이 4800만원으로 기준을 넘어서 버린다. 이 기준을 어떻게 맞출 수 있더라도 자격이 되려면 예비신부 정씨가 맞벌이를 포기해야 한다. 또 서울지역에서 당첨되려면 1순위 자격(혼인기간 3년 이내,자녀 있는 사람) 뿐 아니라 결혼 뒤 3년 이내에 자녀 2명 정도는 출산(또는 임신)해야 하기 때문에 쉽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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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