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개 상장사 '주총데이'] 태광산업ㆍ대한화섬, '장하성 펀드' 감사선임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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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십자ㆍLGD 등 이사수 줄여…현대차ㆍKT는 보수한도 상향
코스닥기업 뷰웍스, 적대적 M&A 대비 '초다수 결의제' 도입
코스닥기업 뷰웍스, 적대적 M&A 대비 '초다수 결의제' 도입
현대차그룹과 SK그룹 계열사 등 총 93개 상장사가 12일 일제히 정기 주주총회를 열었다.
이날 가장 관심을 끌었던 주총은 태광산업과 대한화섬이었다. 이른바 '장하성펀드'로 알려진 라자드한국지배구조개선펀드가 두 회사에 모두 감사 선임을 요구하며 경영진과 격돌했으나 장하성펀드의 완패로 끝났다. 또 LG디스플레이 녹십자 광동제약 등은 전체 이사 수를 축소하는 대신 지난해 실적 개선에 따른 보상 차원에서 임원 보수 한도를 늘렸다.
◆…태광산업 주총장인 서울 흥국생명빌딩 씨네큐브에는 시작 전부터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 회사 지분 4.25%를 가진 장하성펀드가 김진현 한솔제지 감사위원을 감사로 선임할 것과 회사 측에서 제시한 배당금 1750원의 24배인 4만2000원의 배당을 요구하는 주주제안을 발의했기 때문이다.
예상보다 많은 소액주주가 몰린 탓에 주주명부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주총은 30여분가량 늦게 시작됐다.
그러나 감사선임안은 표 대결 끝에 회사 측에서 내세운 후보자가 60% 이상의 지지를 받아 무난히 당선됐다. 배당 관련 안건에 대해선 일부 기관투자가들이 장하성펀드 측에 찬성하기도 했지만 표결 결과 회사 측의 제안이 80% 이상의 높은 지지를 받으며 통과됐다.
장하성펀드는 같은 장소에서 바로 이어 열린 대한화섬 주총에서도 김석연 변호사를 감사로 선임하는 안건과 회사 측이 제시한 주당 750원 배당의 4배인 3000원을 배당할 것을 제안했다. 장하성펀드가 주주제안한 안건에 대해 표 대결이 펼쳐졌지만 회사 측이 제시한 안건대로 마무리됐다.
태광산업 지분 0.87%를 보유한 신한은행 관계자는 "배당은 장하성펀드의 제안에 찬성했지만 감사선임안은 회사의 경영권 안정이 중요하다는 측면을 고려해 회사 측을 지지했다"고 전했다. 다른 기관투자가도 "배당의 경우 회사 측 안건을 지지하면 장하성펀드 측이 배임으로 형사 고발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어 배당과 감사 선임 안건에 차이를 뒀다"고 털어놨다.
주총에 참여한 소액주주들도 대부분 예상했던 결과라며 선선히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태광산업 주총에 참석한 이경수씨(51)는 "감사선임안은 회사의 경영 효율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회사 측에 찬성표를 던졌다"고 말했다.
장하성펀드는 오는 19일로 예정된 일성신약의 주총에서 씨스코통상을 합병하는 결의안에 대해서도 반대 의사를 표시하고 있어 갈등이 예상된다.
◆…사외이사 선임과 관련해서는 OCI 주총이 관심을 끌었다. 주총을 앞두고 외국계 자산운용사인 PCA와 피델리티 두 곳에서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의 사외이사 선임에 대해 반대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130여명의 주주가 강당을 가득 채운 가운데 열린 주총은 이사 선임을 비롯한 모든 안건이 회사 원안대로 표결 없이 통과됐다.
회사 관계자는 "안건에 반대한 자산운용사들은 10년 이상 재임한 사외이사에 대해 반대표를 던진다는 자체 기준에 따른 결정으로 안다"며 "천 이사는 합병 전 제철화학의 창업자로 회사 몫의 사외이사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체 이사 수를 줄이는 대신 보수 한도는 늘리는 기업이 많았던 것도 특징이다.
LG디스플레이는 9명에서 7명으로 축소했고 녹십자는 8명이던 이사 수를 7명으로 줄였다. 광동제약 태광산업 조일알미늄 등도 이사 수를 줄였다.
대신 이사들의 보수 한도는 상향 조정하는 기업이 많았다. 지난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기대 이상의 실적을 거둔 데 따른 보상책으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이사 수는 현행 9명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보수 한도를 100억원에서 150억원으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KT도 이사의 보수 한도를 45억원에서 65억원으로 늘렸다. 이 밖에 유한양행 제일약품 중외제약 중외홀딩스 한미반도체 등도 이사 보수 한도를 상향 조정했다.
◆…코스닥시장의 디지털 의료장비 전문 기업인 뷰웍스는 적대적 인수 · 합병(M&A) 시도에 대응하기 위해 초다수결의제를 도입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4월 상장한 이 회사는 기업 합병 또는 인수에 따라 2인 이상의 이사가 같은 시기에 비자발적으로 퇴임하게 될 경우 주총에 출석한 주주의 3분의 2 이상과 발행 주식 총수의 과반수 찬성을 필요로 하는 내용을 정관에 신설했다. 또 이사는 회사에 1년 이상 근무한 자로 한다는 자격 요건도 추가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적대적인 M&A에 대비해 기존 창업 멤버들의 지위를 공고히 다지기 위한 결정"이라며 "주주들도 회사의 방침을 수긍해 무난히 통과됐다"고 설명했다.
통화옵션 상품인 키코(KIKO)의 그림자에서 벗어나고 있는 코스닥시장의 인쇄회로기판(PCB) 전문기업 심텍은 상환전환우선주 발행 채비를 마쳤다. 이 회사는 주총에서 우선주 발행 한도를 종전 발행 주식 총수의 4분의 1에서 2분의 1로 올리고,상환주 및 전환주 관련 조항을 신설했다.
한국야쿠르트계열에 편입된 능률교육은 모바일 콘텐츠 및 서비스 제공업과 온라인 게임 서비스 제공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해 눈길을 끌었다. 능률교육은 신주인수권의 3자 배정 한도를 20%로 제한하는 조항도 만들었다.
김동윤/조재희/강현우 기자 oasis93@hankyung.com
이날 가장 관심을 끌었던 주총은 태광산업과 대한화섬이었다. 이른바 '장하성펀드'로 알려진 라자드한국지배구조개선펀드가 두 회사에 모두 감사 선임을 요구하며 경영진과 격돌했으나 장하성펀드의 완패로 끝났다. 또 LG디스플레이 녹십자 광동제약 등은 전체 이사 수를 축소하는 대신 지난해 실적 개선에 따른 보상 차원에서 임원 보수 한도를 늘렸다.
◆…태광산업 주총장인 서울 흥국생명빌딩 씨네큐브에는 시작 전부터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 회사 지분 4.25%를 가진 장하성펀드가 김진현 한솔제지 감사위원을 감사로 선임할 것과 회사 측에서 제시한 배당금 1750원의 24배인 4만2000원의 배당을 요구하는 주주제안을 발의했기 때문이다.
예상보다 많은 소액주주가 몰린 탓에 주주명부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주총은 30여분가량 늦게 시작됐다.
그러나 감사선임안은 표 대결 끝에 회사 측에서 내세운 후보자가 60% 이상의 지지를 받아 무난히 당선됐다. 배당 관련 안건에 대해선 일부 기관투자가들이 장하성펀드 측에 찬성하기도 했지만 표결 결과 회사 측의 제안이 80% 이상의 높은 지지를 받으며 통과됐다.
장하성펀드는 같은 장소에서 바로 이어 열린 대한화섬 주총에서도 김석연 변호사를 감사로 선임하는 안건과 회사 측이 제시한 주당 750원 배당의 4배인 3000원을 배당할 것을 제안했다. 장하성펀드가 주주제안한 안건에 대해 표 대결이 펼쳐졌지만 회사 측이 제시한 안건대로 마무리됐다.
태광산업 지분 0.87%를 보유한 신한은행 관계자는 "배당은 장하성펀드의 제안에 찬성했지만 감사선임안은 회사의 경영권 안정이 중요하다는 측면을 고려해 회사 측을 지지했다"고 전했다. 다른 기관투자가도 "배당의 경우 회사 측 안건을 지지하면 장하성펀드 측이 배임으로 형사 고발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어 배당과 감사 선임 안건에 차이를 뒀다"고 털어놨다.
주총에 참여한 소액주주들도 대부분 예상했던 결과라며 선선히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태광산업 주총에 참석한 이경수씨(51)는 "감사선임안은 회사의 경영 효율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회사 측에 찬성표를 던졌다"고 말했다.
장하성펀드는 오는 19일로 예정된 일성신약의 주총에서 씨스코통상을 합병하는 결의안에 대해서도 반대 의사를 표시하고 있어 갈등이 예상된다.
◆…사외이사 선임과 관련해서는 OCI 주총이 관심을 끌었다. 주총을 앞두고 외국계 자산운용사인 PCA와 피델리티 두 곳에서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의 사외이사 선임에 대해 반대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130여명의 주주가 강당을 가득 채운 가운데 열린 주총은 이사 선임을 비롯한 모든 안건이 회사 원안대로 표결 없이 통과됐다.
회사 관계자는 "안건에 반대한 자산운용사들은 10년 이상 재임한 사외이사에 대해 반대표를 던진다는 자체 기준에 따른 결정으로 안다"며 "천 이사는 합병 전 제철화학의 창업자로 회사 몫의 사외이사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체 이사 수를 줄이는 대신 보수 한도는 늘리는 기업이 많았던 것도 특징이다.
LG디스플레이는 9명에서 7명으로 축소했고 녹십자는 8명이던 이사 수를 7명으로 줄였다. 광동제약 태광산업 조일알미늄 등도 이사 수를 줄였다.
대신 이사들의 보수 한도는 상향 조정하는 기업이 많았다. 지난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기대 이상의 실적을 거둔 데 따른 보상책으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이사 수는 현행 9명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보수 한도를 100억원에서 150억원으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KT도 이사의 보수 한도를 45억원에서 65억원으로 늘렸다. 이 밖에 유한양행 제일약품 중외제약 중외홀딩스 한미반도체 등도 이사 보수 한도를 상향 조정했다.
◆…코스닥시장의 디지털 의료장비 전문 기업인 뷰웍스는 적대적 인수 · 합병(M&A) 시도에 대응하기 위해 초다수결의제를 도입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4월 상장한 이 회사는 기업 합병 또는 인수에 따라 2인 이상의 이사가 같은 시기에 비자발적으로 퇴임하게 될 경우 주총에 출석한 주주의 3분의 2 이상과 발행 주식 총수의 과반수 찬성을 필요로 하는 내용을 정관에 신설했다. 또 이사는 회사에 1년 이상 근무한 자로 한다는 자격 요건도 추가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적대적인 M&A에 대비해 기존 창업 멤버들의 지위를 공고히 다지기 위한 결정"이라며 "주주들도 회사의 방침을 수긍해 무난히 통과됐다"고 설명했다.
통화옵션 상품인 키코(KIKO)의 그림자에서 벗어나고 있는 코스닥시장의 인쇄회로기판(PCB) 전문기업 심텍은 상환전환우선주 발행 채비를 마쳤다. 이 회사는 주총에서 우선주 발행 한도를 종전 발행 주식 총수의 4분의 1에서 2분의 1로 올리고,상환주 및 전환주 관련 조항을 신설했다.
한국야쿠르트계열에 편입된 능률교육은 모바일 콘텐츠 및 서비스 제공업과 온라인 게임 서비스 제공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해 눈길을 끌었다. 능률교육은 신주인수권의 3자 배정 한도를 20%로 제한하는 조항도 만들었다.
김동윤/조재희/강현우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