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의 2010년 상반기 그룹 공채가 시작됐다. 삼성그룹을 시작으로 국내 대기업들이 잇달아 신입사원 채용에 나선다.

지난해 금융위기 여파로 채용 규모를 줄였던 대기업들이 올해는 채용 규모를 눈에 띄게 늘렸다. 전통적으로 가장 많은 인원을 채용하는 전기,전자 분야 국내 선두권 기업들이 채용을 서두르고 있다. 올해 전체 채용시장의 가장 큰 장이 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 기업들의 채용 방식은 작년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인턴제를 통해 정규직을 채용하는 사례가 크게 늘었다. 기업별로 인재상을 정해 놓고 그에 맞는 지원자들을 선별하려는 움직임도 강화됐다. 전문가들은 마구잡이식 지원으로는 성과를 달성하기 힘들다고 지적한다. 목표를 1~2개 기업으로 압축하고 집중적인 준비가 필요하다. 상반기 공채 시즌 개막에 맞춰 주요 채용 동향과 전형상의 특징을 짚어보자.

◆대기업 공채 큰 장 섰다

삼성그룹은 지난 11일부터 상반기 3급 신입사원 채용 절차에 들어갔다. 삼성전자,삼성SDI,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중공업 등 대부분의 계열사가 모집공고를 냈다. 원서 접수 마감일은 15일이다. 정규대학 기졸업자 또는 2010년 8월 이전 졸업예정자로 전 학년 평점 평균 4.5 만점 환산 3.0 이상이며 지원할 수 있다. 어학성적은 문과와 이과 계통에 따라 다소 차이가 난다. 문과 계통의 경우 오픽(OPIc) IM 이상,토익스피킹은 6급 이상(이과 계열은 오픽 IL 이상,또는 토익스피킹 5등급 이상)이면 지원 가능하다. 삼성그룹은 결격 사유만 없으면 누구나 삼성직무적성검사(SSAT)를 치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LG그룹도 계열사별로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LG전자가 홈엔터테인먼트(Home Entertainment),홈어플라이언스(Home Appliance),에어컨디셔닝(Air Conditioning),모바일커뮤니케이션(Mobile Communication) 등 전 분야에서 20일까지 신입사원을 뽑는다. 전 학년 평점 3.2(4.5 만점)이면 응시할 수 있다. 어학성적은 필기시험의 경우 토익을 기준으로 700점 이상이어야 하고 말하기 시험은 토익스피킹 기준 6등급 이상(기술직은 토익 600점 이상,토익스피킹은 5등급 이상)이면 지원할 수 있다.

LG CNS는 IT 프로페셔널(IT Professional),컨버전스 엔지니어링(Convergence Engineering),컨설팅,연구개발(R&D),경영관리 등의 분야에서 지원자를 찾는다. 정규대학 졸업자 또는 2010년 8월 졸업예정자(컨설팅,R&D는 석사 이상)가 지원할 수 있고 마감일은 29일이다. 토익,오픽 등 공인어학성적을 보유해야 하고 모집분야에 따라 전공 및 계열,입사 후 근무지가 상이하므로 세세한 확인이 필요하다.

STX그룹도 2010년 상반기 채용에 들어갔다. 접수 마감일은 18일이다. STX,STX팬오션,STX조선해양,STX엔진,STX중공업,STX에너지,STX건설 등 전 계열사에서 뽑고 있다. 전 학년 평점 평균 3.0(4.5만점) 이상이면 지원 가능하고 어학성적은 오픽 IM 이상,또는 토익스피킹 6등급 이상이어야 한다. 중국어 러시아어 일본어 프랑스어 등 제2외국어 능통자는 우대하고 Global인턴십의 경우 플랜트 관련 교육 및 전공 이수자,영어 및 해당 국가 언어 능통자를 우대한다.

하이닉스반도체는 대졸 신입과 경력사원을 모집한다. 모집분야는 R&D, 품질(신입),연구소,DRAM 개발,Flash 개발,CIS,품질보증,마케팅(경력),제조(신입/경력) 등이다. 신입사원의 경우 정규대학 기졸업자로 전 학년 평점 평균 4.5 만점 환산 3.2 이상이면 지원할 수 있다. 전기전자,물리,반도체 등 모집분야 관련 전공자가 지원 가능하다. 어학성적은 토익을 기준으로 700점 이상이면 응시할 수 있다. 경력사원은 정규대학 기졸업자 또는 동등 학력 이상의 소지자로서 모집 부문 관련 경력자를 선발한다. 신입은 3월21일까지 홈페이지를 통해 접수 받으며,경력직 지원자는 3월28일까지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 한 입사지원서를 작성해 이메일(seokjun.hong@hynix.com)로 접수하면 된다.

◆올해 대기업 채용시장 특징

올 들어 인턴제를 정규직 채용의 창구로 활용하는 기업이 크게 늘었다. 이미 지난해부터 삼성전자,LG전자 등 주요 기업들이 인턴의 정규직 채용 비중을 늘리기로 방침을 정한 데 이어 올해도 상당수 기업이 인턴제를 도입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STX는 인턴제를 통해 600명을 채용한다. 인턴십은 '인텐시브 인턴십''글로벌 인턴십''서머 인턴십' 등 세 분야로 나뉘어 진행된다. '인텐시브 인턴십'은 직무별 맞춤형 인재선발을 위한 과정으로 진행되고,'글로벌 인턴십'은 해외산업 현장경험을 통한 인턴사원의 글로벌 역량 강화를 위한 과정으로,'서머 인턴십'은 여름방학 동안을 활용한 인턴과정으로 구성된다. 인텐시브 인턴십과 글로벌 인턴십은 정규대학 기졸업자 및 2010년 8월 졸업예정자가 지원할 수 있으며 서머 인턴십은 4학년 1학기 재학생이 지원할 수 있다. 인텐시브 인턴십과 글로벌 인턴십 우수 수료자는 최종면접을 통해 입사여부가 확정된다. 서머 인턴십 우수 수료자는 공채지원시 1차면접까지의 채용전형이 면제된다.

포스코가 올해부터 국내 신입사원 전원을 인턴 방식으로 채용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올해 공채 기간 중 2배수의 인턴을 선발한 후,6주간 현장실습을 거쳐 정규직 신입사원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상반기 인턴사원 모집 서류접수는 5월 중 시행할 예정이며 정확한 채용 규모는 아직 미정이다. CJ그룹도 올해 인턴채용 규모를 예년보다 더 늘려잡았다. 올해 전체 채용 인원 중 약 절반가량을 인턴을 통해 정규직으로 채용할 계획이다. 인턴 실습 기간은 약 8주로 해당 기간 중 우수한 근무태도를 보인 인턴사원은 12월29일 정규직 직원으로 입사한다.

◆주요기업 채용절차

삼성그룹의 채용절차는 입사지원서 작성-SSAT전형-면접전형 순으로 이뤄진다. 서류전형 합격자는 삼성직무적성검사(SSAT)에서 상위 30%에 포함돼야 면접단계에 참여할 수 있다. 삼성직무적성검사는 5가지 영역에서 100점 만점으로 평가되며 총점으로 순위를 가른다. 면접에서는 지원자가 무엇에 중점을 두고 학교생활을 해왔는지,어떤 꿈과 역량을 키워왔는지를 주로 살핀다. 이른바 '삼성형 인재'에 적합한지를 선별하는 것이다.

LG는 기본적으로 서류전형,면접전형,신체검사 순으로 채용을 진행하지만 각 계열사별로 절차가 조금씩 다르다. LG전자의 경우는 서류전형 합격자에 한해 직무적성검사 RPST(Right People Selection Test) 응시 기회가 주어진다. LG전자의 인재상과 적합성을 알아보기 위한 평가로 1시간에 90문항 정도를 풀어야 한다. 면접은 1차 직무면접과 2차 인성면접의 2단계로 진행된다. 직무면접은 '비즈니스 스킬' 평가와 '영어면접'으로 진행한다.

비즈니스 스킬 평가는 직무 프레젠테이션과 그룹토의,문서처리 시뮬레이션,전공분야 평가 등으로 진행한다. 프레젠테이션은 논리력 발표력을 평가하고,원어민과 1 대 1로 진행되는 영어면접은 정확도 이해도 유창함 창의력 자신감 등을 평가한다.

STX는 서류심사,면접,신체검사 순으로 이뤄지며 STX 전 계열사 모두 동일한 절차를 거쳐 선발한다. 서류심사에서 합격한 지원자들에 한해 인적성검사(SCCT · STX Creativity&Challenge Test) 응시 자격이 주어진다. SCCT 검사는 언어,수리,공간지각,추론,상식 및 전공 등 크게 5개 영역으로 구성되고 세부 영역이 각각 2개씩 존재한다. 또 상식 및 전공에서는 공통파트와 직무파트로 나뉜다. 직무파트에서는 전공 관련 문제들이 출제되고 있다.

CJ는 서류전형,인지능력평가,BJI테스트,임원면접(집단토론),역량면접 순으로 채용을 진행한다. CJ는 직원 채용시 역량면접을 중시한다. 부장급 면접관 두 명이 한 명의 지원자를 대상으로 한 시간에 걸쳐 면접을 보며 이때 지원자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질문을 한다. CJ그룹 채용단계에서는 자체개발한 인지능력평가와 BJI(Business Judgment Inventory) 테스트가 유명하다. 인지능력평가는 13분 동안 50문항에 답하는 방식이다. BJI테스트는 일부러 시간을 짧게 주어 순간 집중력에 의한 문제풀이 능력을 평가한다. 어휘,문장이해,산술추론,공간지각 등의 문제가 출제된다. 비즈니스 상황에서의 가치판단을 평가하는 것으로,CJ의 6가지 가치가 행동으로 나타날 수 있는 업무상황을 제시하고 지원자의 판단을 사지선다형으로 묻는다. 25분 동안 20문항이 출제된다.

포스코는 서류전형 합격자를 대상으로 1박2일의 합숙면접을 진행한다. 합숙면접에서는 최소 다섯 차례 이상의 면접이 진행된다. 프레젠테이션 면접에서는 제시된 업무과제를 분석,발표,질의응답하는 과정을 통해 업무수행능력을 검토하고 그룹토론에서는 조직적 업무역량을 살펴본다. 이어 인사담당자가 직무적합성을 검증하고 현업 전문위원(팀장급)이 전공지식을 평가한다. 마지막으로 사내 외국인 영어강사의 인터뷰가 진행된다. 지원자들을 탐색하기 위해 깜짝 테스트를 하기도 한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