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0억원대의 회사 공금을 빼돌려 도박 등으로 탕진한 ‘박 부장’에게 법정 최고형인 무기징역과 거액의 벌금이 구형됐다.

서울동부지검 형사3부(이정만 부장검사)는 12일 회삿돈 1898억여원을 횡령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로 구속기소된 전(前) 동아건설 자금부장 박상두(49)씨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무기징역과 벌금 100억원을 구형했다.

박씨의 횡령을 도운 전 동아건설 자금과장 유모(37)씨와 부인 송모(47)씨에게는 각각 징역 10년，징역 3년에 벌금 3000만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법정관리 상태인 회사의 회생에는 관심도 없이 천문학적인 액수를 착복하고 대부분 도박에 탕진해 일반인은 상상할 수 없는 도덕적 해이의 극치를 보여줬다“고 구형 이유를 설명했다.이어 “자신의 안위만을 생각해 출소 이후에 대비하려고 자금을 은닉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박씨는 최후진술에서 “입이 수천，수백개라도 죄송하다는 말밖에 할말이 없다.기간이 얼마일지는 모르겠지만 평생 뉘우치고 반성하면서 살겠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불법 다단계 영업으로 1조8000억원대의 사기 행각을 벌인 주수도 전 제이유그룹 회장 등 기업형 사기 피고인에게 무기징역이 구형된 적이 있지만 개인이 저지른 사기에 법정 최고형이 구형된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박씨는 특경가법상 사기와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등 5개 죄목으로 기소됐고 이 중 법정형량이 가장 큰 특경가법은 사기 액수가 50억원을 넘으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박씨 등에 대한 선고공판은 4월2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