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깍이 양용은, 잠재력도 크다"
"양용은처럼 레슨을 금세 받아들이는 선수는 본 적이 없습니다. 양용은은 또 다른 선수들에 비해 늦게 골프를 시작했기 때문에 앞으로도 발전할 여지가 큽니다. "

2008년 5월께부터 양용은의 스윙을 봐주고 있는 교습가 브라이언 모그(48 · 미국)의 말이다. 모그는 프로골퍼로 활약하다가 교습가로 전향한 사람으로 양용은 외에 존 쿡,바트 브라이언트,김미현 등에게도 스윙지도를 해주었다.

미국PGA 교습가로는 최고단계인 '마스터 인스트럭터'이자 미국 골프매거진이 선정하는 100대 교습가에도 이름을 올렸다. 2002년 플로리다주 올랜도에 '브라이언 모그 엘리트 골프 아카데미'를 설립,운영해 오고 있다. 모그는 한국선수들과의 인연을 계기로 한국에도 진출,88CC 내에 아카데미(031-286-8196)를 열었다. 미국PGA 클래스A 교습가가 상주하면서 지도할 계획이다.

그의 교습 철학은 1 대 1 맞춤레슨이다. 아카데미를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똑같은 이론을 적용해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그 사람만의 특성을 파악해 그에 걸맞은 레슨을 하는 것.2년 전 양용은이 그를 찾아왔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당시 양용은의 스윙은 지금과 달랐다. 스트롱그립에다 테이크어웨이 때 클럽을 너무 안(몸)쪽으로 당겼다. 톱에서는 플랫한 자세가 돼 클럽페이스가 닫혔고,다운스윙 때는 히프가 먼저 열리면서 힘이 분산됐다. 임팩트 순간에도 왼발이 잘 버텨주지 못해 어정쩡한 자세였다. 그러다 보니 손이 작용하는 스윙이 돼 거리나 방향성이 썩 좋지 않았다"고 말한다.

또 "양용은은 한 번 가르쳐주면 그것을 곧 따라하는 흡수력 · 감수성이 뛰어난 선수"라면서도 "백스윙 때 히프를 좀 더 잡아주고 임팩트 때 머리를 볼 뒤쪽에 두는 것을 더 익혀야 한다"며 양용은의 스윙이 미완성임을 귀띔한다.

그러면서 "마스터스가 열리는 오거스타내셔널GC는 인내심과 경험이 필요한 코스이므로 양용은이 우승하려면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이다. 마스터스보다는 브리티시오픈에서 좋은 성적을 낼 것으로 본다"고 덧붙인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