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은 넘치는데 대출이 증가하지 않자 은행들이 저신용자 대출을 늘리고 여신제한업종을 완화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1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양도성예금증서(CD)를 제외한 예대율(대출/예금비율)은 지난달 말 104%를 기록,작년 12월(110.6%)보다 6%포인트 줄었다. 올 들어 예금이 월평균 20조원가량 늘어난 반면 대출은 정체상태이기 때문이다. 일부 은행들의 예대율은 이달 들어 100% 밑으로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은행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다른 은행에 연체가 있을 경우 신규 카드를 발급하지 않았지만 이달 들어선 개인 신용도에 따라 카드를 내주고 있다. 가급적 대출 승인을 하지 않았던 신용도 5~6등급의 개인에게도 최근에는 일부 기준을 완화해 선별적으로 대출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직장인 대상 신용대출 상품인 '슈퍼패밀리론'으로 개인 고객을 공략하고 있다. 슈퍼패밀리론은 공무원,교사,대기업 임직원 등을 대상으로 연 소득의 최대 1.5배를 최저 연 5%대 초반 금리에 빌려주고 있다.

기업은행은 거래 중소기업의 임직원에게 최대 3000만원을 빌려주는 '파트너신용대출'과 급여이체 고객을 대상으로 한 신용대출인 '아이플랜 급여이체론' 금리를 작년보다 0.5%포인트 낮췄다.

일부 은행은 기업들에 대해서도 대출 문턱을 낮추고 있다. 상당수 은행이 경기 전망과 업계 상황 등을 고려해 최근 시장 전망이 개선된 업종들을 관리업종 명단에서 제외했다. 하나은행의 경우 지난달 관리 대상 업종 가운데 자동차부품과 화학제품제조업,기타 제품제조업을 제외했다.

외환은행은 업계 상황과 연체율 등을 감안해 자동차부품 금속광물도매 목재펄프 통신기기 등 4개 업종을 관리 대상에서 뺐다. 농협도 자동차부품,내장품 판매업,산업용 농축산물,음식품 위주 종합소매업,통신기기 소매업,차량용 주유소 운영업 등을 경기민감 업종에서 제외했다.

강동균/유승호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