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귀족' 참치 중에서도 최상급으로 꼽히는 참다랑어(일본명 구로마구로 또는 혼마구로)를 둘러싸고 유럽과 일본이 한판 붙었다. 유럽연합(EU)이 '멸종 위기 어종 보호'를 명분으로 참다랑어의 교역 금지를 추진하자 세계 1위 참다랑어 소비국 일본은 '400년 전통 음식문화 사수'를 선언하며 저지에 나섰다.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13일 개막된 '멸종 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의 국제무역에 관한 협약(CITES)' 회의의 최대 관심사가 이 문제다. 이번 회의에선 참다랑어를 포함해 북극곰과 아프리카코끼리,나일악어 등 동식물 42종에 대한 남획 및 무역 규제안이 논의된다.

특히 참다랑어의 경우 EU가 대서양과 지중해에서의 어획 및 수출입 금지를 요구한 데 대해 일본이 강력히 반발하면서 CITES 회의 전부터 세계 어업 시장의 최대 쟁점으로 부각됐다.

EU가 참다랑어 어획을 단속하는 이유는 참치회와 초밥 등 일식이 국제적으로 각광받으면서 무분별한 남획으로 참다랑어의 씨가 마를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국제대서양참치보존위원회(ICCAT)에 따르면 대서양지역의 참다랑어 개체 수는 50년 전에 비해 무려 74%나 급감했다.

하지만 17세기 에도막부 시대부터 참다랑어 요리를 즐겨온 일본은 참다랑어 거래 금지안의 통과를 막기 위해 초비상이 걸렸다. 일본은 전 세계에서 잡히는 참다랑어의 70~80%를 소비한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