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생명과 삼성생명이 증시에 가세하면 당장 물량 부담이 불거질 전망이다. 외국인 매수세가 작년보다 약한 상황이어서 늘어나는 주식 물량은 지수 상승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는 17일 상장하는 대한생명의 공모 규모는 1조7805억원(주당 8200원)이다. 5월12일 상장 예정인 삼성생명도 공모가격을 주당 10만~12만원으로 가정하면 4조~4조8000억원에 이른다. 두 종목만 합쳐도 최대 6조5000억원대의 물량이 시장에 추가된다.

유가증권시장 시총(12일 878조9910억원)과 비교할 때 공모 물량이 대한생명은 0.20%,삼성생명은 최대 0.54%에 해당한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통상 월간 IPO 금액이 1조원을 넘거나 시총의 0.2%를 웃돌 경우 조정 국면이 이어졌다"며 "대한생명과 삼성생명의 신규 물량은 수급 측면에서 악재"라고 평가했다.

특히 생보사의 물량 부담은 외국인의 매수세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5월 초 삼성생명 공모청약을 앞두고 자금 마련을 위해 외국인이 보유 주식 일부를 처분할 수 있기 때문.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은 1조6000억원,기관은 7300억원을 순매도했고 외국인만 2조4700억원가량 순매수 중이다. 외국인이 '실탄' 확보를 위해 주식을 팔 경우 시장 수급은 더 악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게다가 다음 달 1일 일본 다이이치생명이 118억달러(약 13조3100억원) 규모의 공모에 나서고 AIA생명을 인수한 영국계 보험사 프루덴셜이 홍콩 상장을 추진 중인 것도 부담이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상반기 아시아 주요 기업의 IPO 총액은 350억달러(약 39조4800억원)에 달한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