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화되는 美ㆍ中 '환율 전쟁'] 원총리, 古詩인용 오바마에 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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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대 막전막후 '二題'
야심찬 '灰色收入 규제' 용두사미로
< '灰色收入 : 합법ㆍ불법사이 모호한 소득 >
야심찬 '灰色收入 규제' 용두사미로
< '灰色收入 : 합법ㆍ불법사이 모호한 소득 >
매년 3월 중국의 국정 운영방향을 결정하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 한국의 국회 격)는 다양한 화제도 뿌린다. 원자바오 총리는 송나라 시를 인용하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훈수를 뒀다. 아울러 원 총리가 전인대 개막식 때 발표한 정부업무보고 초안에 처음 삽입된 '회색수입(灰色收入 · 합법과 불법 사이의 모호한 소득)'이 14일 폐막에 앞서 승인한 최종안에는 빠진 점을 놓고도 뒷말이 많다.
◆고전 인용해 미국에 메시지
톈진의 교육자 집안 출신인 원 총리는 이날 폐막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송나라 개혁정치가 왕안석의 시 '등비래봉(登飛來峰)'의 "뜬구름이 시야를 가리지 못하리니 내몸이 가장 높은 곳에 있어서라네(不畏浮云遮望眼,自緣身在最高層)"를 인용하며 양국 관계도 이 정도 높은 곳에서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에게 근시안적으로 미국의 이익을 추구하지 말고 더 길게 보고 양국 관계를 설정하라는 '훈수'를 둔 것이다. 그는 "중 · 미관계는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외교관계"라며 양국 관계는 양국의 범위를 넘어선다고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그는 또 초나라 시인 굴원(屈原)의 대표작인 이소(離騷)에 나오는 "내 마음의 선한 일은 아홉 번 죽어도 후회하지 않는다(亦余心之所善兮,雖九死其猶未悔)"는 구절을 인용하며 애국심을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이 말을 가슴에 새기고 남은 3년간 일을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원 총리는 이어 전국책(戰國策)에 있는 "백리를 가는 사람의 반은 구십리"라는 구절을 사용하며 "결코 나태하거나 동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화산이 아무리 높다 해도 정상을 오르는 길이 있으며 어떤 어려움도 극복하는 방법과 출구가 있으며 그 희망은 우리의 노력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회색수입 규제 논란
원 총리는 지난 5일 정부 업무보고 때 회색수입을 규범화하겠다고 밝혔지만 막상 정부업무보고 최종안에는 이 문구가 빠졌다. 전인대 기간 협의를 거쳐 수정한 15곳 중 하나로 중국 언론들은 이를 놓고 전인대 대표들 간 논란이 많았다고 전했다. 황란샹 웨양시 시장은 회색수입의 범위를 어떻게 정하고 어떻게 규범화해야 하는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리신옌 푸젠성 공상련(기업연합회 격) 부주석은 회색수입이라는 표현 대신 월급 이외의 수입이라는 표현이 적절하다고 주장하고 종업원들이 받는 팁이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중국사회과학원 인구노동경제연구소의 차이팡 소장은 회색수입을 규범화한다는 것은 소득분배 개혁과 맥이 닿아 있다며 중국이 현재 직면한 특정된 발전단계에서 제기한 것이라고 밝혔다. 차이 소장은 회색수입은 합법적인 백색수입과 불법인 흑색수입 사이의 수입으로 원고료나 다른 직책을 겸직해서 버는 수입 등이라며 공직자들이 수수료 등을 받는 것은 과거의 법에 명확한 규정이 없어 범위를 확정해야 애매모호한 수입의 출현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부분 고소득 계층이 챙기는 회색수입이 분배의 불공정을 야기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하지만 전인대 대표들은 '회색수입 규범화' 문구를 '합법적인 수입을 보호하고 지나치게 높은 수입을 조절한다'는 문구로 바꾸는 데 합의했다. 관료들의 저항이 만만치 않았음을 짐작케 해주는데,현대 중국이 처한 고민의 한 단면이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
◆고전 인용해 미국에 메시지
톈진의 교육자 집안 출신인 원 총리는 이날 폐막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송나라 개혁정치가 왕안석의 시 '등비래봉(登飛來峰)'의 "뜬구름이 시야를 가리지 못하리니 내몸이 가장 높은 곳에 있어서라네(不畏浮云遮望眼,自緣身在最高層)"를 인용하며 양국 관계도 이 정도 높은 곳에서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에게 근시안적으로 미국의 이익을 추구하지 말고 더 길게 보고 양국 관계를 설정하라는 '훈수'를 둔 것이다. 그는 "중 · 미관계는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외교관계"라며 양국 관계는 양국의 범위를 넘어선다고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그는 또 초나라 시인 굴원(屈原)의 대표작인 이소(離騷)에 나오는 "내 마음의 선한 일은 아홉 번 죽어도 후회하지 않는다(亦余心之所善兮,雖九死其猶未悔)"는 구절을 인용하며 애국심을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이 말을 가슴에 새기고 남은 3년간 일을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원 총리는 이어 전국책(戰國策)에 있는 "백리를 가는 사람의 반은 구십리"라는 구절을 사용하며 "결코 나태하거나 동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화산이 아무리 높다 해도 정상을 오르는 길이 있으며 어떤 어려움도 극복하는 방법과 출구가 있으며 그 희망은 우리의 노력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회색수입 규제 논란
원 총리는 지난 5일 정부 업무보고 때 회색수입을 규범화하겠다고 밝혔지만 막상 정부업무보고 최종안에는 이 문구가 빠졌다. 전인대 기간 협의를 거쳐 수정한 15곳 중 하나로 중국 언론들은 이를 놓고 전인대 대표들 간 논란이 많았다고 전했다. 황란샹 웨양시 시장은 회색수입의 범위를 어떻게 정하고 어떻게 규범화해야 하는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리신옌 푸젠성 공상련(기업연합회 격) 부주석은 회색수입이라는 표현 대신 월급 이외의 수입이라는 표현이 적절하다고 주장하고 종업원들이 받는 팁이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중국사회과학원 인구노동경제연구소의 차이팡 소장은 회색수입을 규범화한다는 것은 소득분배 개혁과 맥이 닿아 있다며 중국이 현재 직면한 특정된 발전단계에서 제기한 것이라고 밝혔다. 차이 소장은 회색수입은 합법적인 백색수입과 불법인 흑색수입 사이의 수입으로 원고료나 다른 직책을 겸직해서 버는 수입 등이라며 공직자들이 수수료 등을 받는 것은 과거의 법에 명확한 규정이 없어 범위를 확정해야 애매모호한 수입의 출현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부분 고소득 계층이 챙기는 회색수입이 분배의 불공정을 야기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하지만 전인대 대표들은 '회색수입 규범화' 문구를 '합법적인 수입을 보호하고 지나치게 높은 수입을 조절한다'는 문구로 바꾸는 데 합의했다. 관료들의 저항이 만만치 않았음을 짐작케 해주는데,현대 중국이 처한 고민의 한 단면이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