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0년 이후 그리스는 지금까지 총 100년 가까운 기간 국가부도 상태였다. 러시아와 헝가리도 40% 가까운 기간을 부도 상태로 보냈다. 유럽에서 국가부도는 결코 특별한 일이 아니었다. "(독일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

그리스발 재정적자 위기로'PIGS 국가(포르투갈 아일랜드 ·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를 중심으로 연쇄 국가부도의 공포가 사라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유럽에서 재정적자에 따른 국가부도는 '일상적인 일'이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근의 그리스 위기로 호들갑을 떨기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차분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분석인 셈이다.

독일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은 13일 '국가부도가 회복 불가능할 정도로 나쁜 것만은 아니었다'란 제목의 기사에서 일반인의 예상과 달리 유럽에서 국가부도는 흔한 일로 대부분의 경우'국가부도=국가 붕괴(패망)'로 연결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FAZ에 따르면 1800년 이후 200여년간 그리스는 무려 5번의 국가부도 사태로 전체 기간의 51% 동안 파산 상태에서 국가가 운영됐다. 러시아도 39%(5번)의 기간을 국가부도 상황에서 보냈고,헝가리(37% · 7번),폴란드(33% · 3번) 등도 3분의 1 이상의 세월을 부도하에 흘려보냈다.

오늘날 재정이 튼실하기로 유명한 독일도 7번의 파산과 13% 기간에 달하는 국가부도를 경험했다. 미국의 여러 주도 파산을 경험했고,남미 국가들의 파산 사례는 이루 셀 수 없을 정도지만 모든 국가들이 "생명을 유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FAZ는 "2차대전 이후 국제통화기금(IMF)이란 제3의 기관이 설립되면서 국가부도가 더 손쉬워진 측면이 있다"며 "국가부도도 치밀한 손익계산하에 발생하는 것인 만큼 설사 국가부도가 발생하더라도 냉철하고 차분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