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금융규제,중국의 긴축,유럽 국가들의 재정위기 등 연초 터진 3대 악재 탓에 안전자산으로 흘러들어갔던 글로벌 자금들이 최근 다시 위험자산으로 '유턴'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여전히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정기예금과 채권시장에 시중자금이 유입되고 있어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위험자산으로 자금이 흘러들어가고 있는 대표적인 시그널은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국채수익률이 최근 상승세(채권가격 하락)로 방향을 틀었다는 점이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수익률은 G2리스크와 그리스 재정위기 부각으로 지난 1월 하순에 연 3.58%까지 떨어졌으나 최근 상승세로 방향을 틀기 시작해 지난 12일에는 3.70%를 기록했다. 조윤남 대신증권 투자전략부장은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은 위험자산으로의 자금이동이 진행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원유 등 상품에 대한 투기적 거래도 다시 증가하고 있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의 원유에 대한 투기적 순매수 규모는 지난 2월 초순에는 4만계약 수준까지 떨어졌지만 최근 9만계약 선으로 올라섰다. 또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의 VIX는 지난달 26.51까지 치솟았으나 최근 18.57까지 하락,2008년 5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실제 글로벌 주식형펀드로 자금이 들어오고 있으며, 한국 관련 글로벌 4개 펀드는 4주 연속 순유입 기조를 이어갔다. 전세계 펀드 동향을 제공하는 이머징포트폴리오닷컴에 따르면 지난주(3월4~10일) 글로벌이머징마켓(GEM)펀드를 비롯한 한국 관련 4개 글로벌펀드로 25억9300만달러가 순유입됐다.

이에 반해 한국의 경우 은행예금과 채권시장으로의 자금 쏠림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 수신 증가액은 16조9000억원으로 1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또 3년만기 국고채 수익률은 지난 12일 3.93%로 작년 7월10일(3.91%)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황상연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국의 경우 선진국보다 경기회복세가 더 빨랐기 때문에 오히려 경기모멘텀이 둔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어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심리가 높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