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한은총재 누가 되나] '소신' 어윤대·'감각' 김중수·'소통' 김종창·'친화' 김종창·'전문' 이주열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후보시장ㆍ전문가 평가
靑 "G20정상회의 감안 글로벌 식견 중요"
5인 모두 자율·개방 중시
'합리적 시장주의자' 평가
도덕성·정부와 조화가 변수
靑 "G20정상회의 감안 글로벌 식견 중요"
5인 모두 자율·개방 중시
'합리적 시장주의자' 평가
도덕성·정부와 조화가 변수
차기 한국은행 총재 선임이 임박한 가운데 어윤대 국가브랜드위원장,김중수 주OECD 대사,강만수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김종창 금융감독원장 등이 최종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한은 내부에선 이주열 부총재가 대상에 오르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검증 기준에 대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개최를 앞두고 글로벌 감각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보고 있으며 정부와의 소통 능력,시장 친화력,전문성 등도 중요하지 않겠느냐"며 "리더십과 도덕성도 통화정책 수장으로서 필요한 기본 자질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금융감각은 김중수 대사가 앞서
차기 한은 총재로서 당장의 중요한 과제는 금리 인상 외에 오는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를 기획재정부 장관과 함께 차질없이 준비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 만큼 G20 정상회의의 주요 의제인 글로벌 불균형과 금융안전망 구축,금융규제,출구전략 공조 등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갈 뛰어난 식견을 갖고 있어야 한다.
이 분야에서 가장 앞선 후보로는 김중수 대사가 꼽힌다. 김 대사는 국제금융을 전공한 학자 출신으로 이명박 정부 초대 경제수석을 지냈다. 글로벌 분야에서 다양한 식견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최근 국내에서 열리는 각종 국제금융 분야 컨퍼런스에 단골 패널로 참석하고 있다.
어윤대 위원장도 나름대로 글로벌 감각을 갖췄다는 평이다. 1990년대 말 외환위기 당시 초대 국제금융센터 소장을 지냈다. 영어로 국제회의를 진행할 만큼 어학 능력도 탄탄하다. 강만수 위원장은 1980년대 미국 뉴욕 주재 재경관을 지내고 1990년대에는 재무부 국제금융국장을 역임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아 기획재정부 장관으로서 로버트 루빈 전 미국 재무장관,윌리엄 로즈 씨티그룹 부회장 등 미국 금융계 인맥을 적극 활용해 한 · 미 통화스와프 체결을 주도했다.
김종창 원장과 이주열 부총재는 국제금융 전문가로 보기엔 다소 약하다는 지적이다.
◆정부 소통과 리더십은 강만수 · 어윤대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 초기 한은의 선제적인 금리 대응이 미흡했고 한은법 개정 등을 둘러싸고 정부와도 갈등이 있었다"며 "특히 출구전략의 핵심인 금리 인상 시점이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과거 어느 때보다도 정부와의 소통에 강점을 가진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런 측면에서는 강 위원장과 어 위원장이 상대적으로 앞서 있다는 평이다. 강 위원장은 이명박 정부를 세운 '창업공신'으로 대통령의 각별한 신임을 받고 있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전부터 경제정책의 큰 틀을 짰고 지금도 이 대통령과 수시로 거시경제정책 전반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재정부 장관을 지내 위기 극복을 위한 정부와의 협력에 앞장설 수 있다.
어 위원장은 이명박 대통령과 친분이 두텁고 정부에서 일한 경험도 있어 재정부 등과 마찰을 빚을 가능성은 낮다. 특히 금리 인상과 관련,몇몇 강연을 통해 "경기 회복이 완연해지기 전까지는 금리 인상을 자제해야 한다"고 말하는 등 현 정부와 입장도 비슷하다. 다만 본인의 소신이 워낙 강해 한은 독립성과 금융시스템 개편 등 개별 이슈를 놓고 재정부 및 금감원 등과 힘겨루기 과정에서 갈등을 빚을 소지도 없지 않다.
김 원장도 옛 재무부 출신인 만큼 정부와의 무난한 관계를 중시하는 인물로 꼽힌다. 재정부가 김 원장을 강력히 밀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이에 비해 학자 출신인 김 대사와 한은 출신인 이 부총재는 상대적으로 정부와의 소통에서는 뒷심이 부족하지 않겠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시장 친화력은 김종창 · 김중수
시장과의 친화력은 김 대사와 김 원장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김 대사는 민간 경험은 부족하지만 원칙과 소신이 강하고 시장 이해력이 높다는 평가다. 김 원장은 기업은행장을 지내면서 민간의 고충을 체험할 기회를 많이 가졌고 금감원장으로서 시장의 생리와 요구사항을 충분히 파악하고 있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앞서 있다.
한은의 금융통화 정책에 관한 전문성에서는 김 원장과 이 부총재가 우세한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김 원장은 금융감독을 책임지는 자리에 있으면서 최근 기업 구조조정을 원활히 해내지 못했다는 지적과 KB금융지주 회장을 둘러싼 관치 논란을 불러일으켰다는 점이 부담 요인이다.
이 부총재도 한은 내부 출신인 만큼 전문성에서는 앞서가지만,그 점이 오히려 불리한 요인으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 이성태 총재가 한은 출신으로 물가 안정이라는 한은 목표에 치중한 나머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정부와의 정책 공조 등에 미흡했다는 지적 때문이다.
◆시장관 및 도덕성
시장관에서는 5명의 후보가 모두 시장 자율과 개방,규제 완화를 중시한다는 점에서 '합리적인 시장주의자'라는 평을 얻고 있다.
다만 강 위원장은 시장에 따르기보다는 시장을 이끄는 스타일이다. 그는 재정부 장관 시절 "환율을 시장에 온전히 맡기는 나라는 어디에도 없다"고 말했다. 2008년 7월엔 뛰는 환율을 잡기 위해 점심시간을 틈타 대규모 달러 매도 개입에 나서는 이른바 도시락폭탄 투여를 주도했다.
도덕성 측면에서는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고 있는 어 위원장이 가장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물론 지난 2월 임시국회에서 신임 한은 총재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 법안이 처리가 안 돼 청문회는 피하게 됐지만 두고두고 약점으로 잡힐 수 있다는 점에서 인사권자로서도 부담스러울 수 있다.
정종태/서욱진/박신영 기자 jtchung@hankyung.com
청와대 관계자는 검증 기준에 대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개최를 앞두고 글로벌 감각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보고 있으며 정부와의 소통 능력,시장 친화력,전문성 등도 중요하지 않겠느냐"며 "리더십과 도덕성도 통화정책 수장으로서 필요한 기본 자질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금융감각은 김중수 대사가 앞서
차기 한은 총재로서 당장의 중요한 과제는 금리 인상 외에 오는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를 기획재정부 장관과 함께 차질없이 준비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 만큼 G20 정상회의의 주요 의제인 글로벌 불균형과 금융안전망 구축,금융규제,출구전략 공조 등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갈 뛰어난 식견을 갖고 있어야 한다.
이 분야에서 가장 앞선 후보로는 김중수 대사가 꼽힌다. 김 대사는 국제금융을 전공한 학자 출신으로 이명박 정부 초대 경제수석을 지냈다. 글로벌 분야에서 다양한 식견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최근 국내에서 열리는 각종 국제금융 분야 컨퍼런스에 단골 패널로 참석하고 있다.
어윤대 위원장도 나름대로 글로벌 감각을 갖췄다는 평이다. 1990년대 말 외환위기 당시 초대 국제금융센터 소장을 지냈다. 영어로 국제회의를 진행할 만큼 어학 능력도 탄탄하다. 강만수 위원장은 1980년대 미국 뉴욕 주재 재경관을 지내고 1990년대에는 재무부 국제금융국장을 역임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아 기획재정부 장관으로서 로버트 루빈 전 미국 재무장관,윌리엄 로즈 씨티그룹 부회장 등 미국 금융계 인맥을 적극 활용해 한 · 미 통화스와프 체결을 주도했다.
김종창 원장과 이주열 부총재는 국제금융 전문가로 보기엔 다소 약하다는 지적이다.
◆정부 소통과 리더십은 강만수 · 어윤대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 초기 한은의 선제적인 금리 대응이 미흡했고 한은법 개정 등을 둘러싸고 정부와도 갈등이 있었다"며 "특히 출구전략의 핵심인 금리 인상 시점이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과거 어느 때보다도 정부와의 소통에 강점을 가진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런 측면에서는 강 위원장과 어 위원장이 상대적으로 앞서 있다는 평이다. 강 위원장은 이명박 정부를 세운 '창업공신'으로 대통령의 각별한 신임을 받고 있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전부터 경제정책의 큰 틀을 짰고 지금도 이 대통령과 수시로 거시경제정책 전반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재정부 장관을 지내 위기 극복을 위한 정부와의 협력에 앞장설 수 있다.
어 위원장은 이명박 대통령과 친분이 두텁고 정부에서 일한 경험도 있어 재정부 등과 마찰을 빚을 가능성은 낮다. 특히 금리 인상과 관련,몇몇 강연을 통해 "경기 회복이 완연해지기 전까지는 금리 인상을 자제해야 한다"고 말하는 등 현 정부와 입장도 비슷하다. 다만 본인의 소신이 워낙 강해 한은 독립성과 금융시스템 개편 등 개별 이슈를 놓고 재정부 및 금감원 등과 힘겨루기 과정에서 갈등을 빚을 소지도 없지 않다.
김 원장도 옛 재무부 출신인 만큼 정부와의 무난한 관계를 중시하는 인물로 꼽힌다. 재정부가 김 원장을 강력히 밀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이에 비해 학자 출신인 김 대사와 한은 출신인 이 부총재는 상대적으로 정부와의 소통에서는 뒷심이 부족하지 않겠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시장 친화력은 김종창 · 김중수
시장과의 친화력은 김 대사와 김 원장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김 대사는 민간 경험은 부족하지만 원칙과 소신이 강하고 시장 이해력이 높다는 평가다. 김 원장은 기업은행장을 지내면서 민간의 고충을 체험할 기회를 많이 가졌고 금감원장으로서 시장의 생리와 요구사항을 충분히 파악하고 있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앞서 있다.
한은의 금융통화 정책에 관한 전문성에서는 김 원장과 이 부총재가 우세한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김 원장은 금융감독을 책임지는 자리에 있으면서 최근 기업 구조조정을 원활히 해내지 못했다는 지적과 KB금융지주 회장을 둘러싼 관치 논란을 불러일으켰다는 점이 부담 요인이다.
이 부총재도 한은 내부 출신인 만큼 전문성에서는 앞서가지만,그 점이 오히려 불리한 요인으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 이성태 총재가 한은 출신으로 물가 안정이라는 한은 목표에 치중한 나머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정부와의 정책 공조 등에 미흡했다는 지적 때문이다.
◆시장관 및 도덕성
시장관에서는 5명의 후보가 모두 시장 자율과 개방,규제 완화를 중시한다는 점에서 '합리적인 시장주의자'라는 평을 얻고 있다.
다만 강 위원장은 시장에 따르기보다는 시장을 이끄는 스타일이다. 그는 재정부 장관 시절 "환율을 시장에 온전히 맡기는 나라는 어디에도 없다"고 말했다. 2008년 7월엔 뛰는 환율을 잡기 위해 점심시간을 틈타 대규모 달러 매도 개입에 나서는 이른바 도시락폭탄 투여를 주도했다.
도덕성 측면에서는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고 있는 어 위원장이 가장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물론 지난 2월 임시국회에서 신임 한은 총재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 법안이 처리가 안 돼 청문회는 피하게 됐지만 두고두고 약점으로 잡힐 수 있다는 점에서 인사권자로서도 부담스러울 수 있다.
정종태/서욱진/박신영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