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은 요일제 자동차보험이 다음 달 시장에 출시된다. 보험료 할인폭이 8.7%로 대폭 커지면서 많은 운전자들이 큰 관심을 갖고 바라보고 있다. 그러나 손해보험사들이 보험 매출 감소를 우려해 판매에 소극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커 가입자들은 차량진단장치(OBD)를 사는 데 몇 만원 수준의 지출과 함께 차량운행기록을 보험사에 송부하는 등 약간의 수고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바쁜 현대인들로서는 가입을 놓고 저울질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 해 몇 만원의 보험료를 아끼기 위해 약간의 수고를 감수할 사람이 있는가 하면 OBD를 사서 차에 달고,보험사에 연락하기가 귀찮아 가입을 꺼릴 수도 있다.

◆요일제 3번 위반까지는 OK!


'승용차 요일제'에 참여하는 차량을 대상으로 보험료를 깎아주는 요일제 보험은 녹색성장을 추진 중인 정부에서 야심차게 마련한 작품이다. 그동안 요일제 참여차량에 대해 메리츠화재가 보험료를 1~2%가량 할인해주는 상품을 팔아왔으나 할인폭이 작아 인기를 얻지 못했다. 이에 따라 할인폭과 함께 보상폭을 대폭 넓혀 새롭게 내놓은 것이다.

새 요일제 보험은 우선 자기신체손해(자손) · 자기차량손해(자차) 담보에 한정됐던 보험료 할인 범위를 대인 · 대물배상 분야로도 확대했다. 이에 따라 보험료 할인율이 자손 · 자차 보험료의 2.7%에서 전체 보험료의 8.7%로 커졌다. 차량 1대당 평균 보험료가 65만1000원(2008회계년도 기준)이니까 평균 5만6637원을 환급받게되는 셈이다. 물론 개별보험사별로 조금씩 다를 수는 있다.

또 현재는 운행하지 않기로 약속한 요일에 차를 몰다가 교통사고를 내면 자손 · 자차 사고는 보상해주지 않지만，앞으로는 정상적으로 보상한다. 다만 다음 번 자동차보험을 갱신할 때 특별할증보험료로 전체 보험료의 8.7%를 부과한다. 사고를 낸 사람에 대해 환급받는 보험료만큼을 다시 환수하는 셈이다.

요일제를 지키려면 월~금요일 중 계약자가 선택한 요일(오전 7시~오후 10시)에 차를 몰지 않아야 한다. 그러나 부득이하게 운행해야 할 일이 발생할 수 있다. 이 때문에 1년의 계약 기간에 요일제 3회 위반까진 약정을 지킨 것으로 인정해 주기로 했다. 주차 등을 위해 하루 1㎞ 이내로 운행한 것도 위반으로 간주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위반일이 3일을 넘어가면 특별 할증보험료를 내야 한다.

◆OBD 자비로 사서 달아야


보험료 8.7%를 돌려받는 데는 약간의 수고가 필요하다. 먼저 서울 대구 등 지방자치단체에서 실시 중인 '승용차 요일제'에 참여한 뒤 보험사에 전화를 걸어 요일제 자동차보험에 대한 가입 의사를 밝힌다. 자동차보험을 새로 계약할 때나 기존 가입자도 계약기간 중간에 가입할 수 있다. 그런 뒤 계약일로부터 15일 내에 차량진단장치(OBD)를 구입해 차에 부착하고 보험사에 기계장치의 고유번호를 알려줘야 한다. OBD는 요일제를 준수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장치다. 다음 달부터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데 가격은 3만~5만원대다.

이 장치를 달고 다니다 1년간의 보험계약이 만료되면 30일 내에 OBD에 저장된 운행기록을 보험사에 인터넷으로 전송해야한다. 보험사가 운행기록을 보고 요일제 준수여부를 확인한 뒤 보험료 8.7%를 통장으로 환급해주게 된다. 후할인인 셈이다.

일각에선 생소한 OBD 장치사용법이 어렵지 않을까 걱정하지만 기우(杞憂)라는 지적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OBD는 자동차 운전석 핸들 밑 단자에 끼우기만 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무선 OBD의 경우 운행정보 전송도 컴퓨터 USB단자에 꽂기만 하면 인증절차 없이 바로 인터넷으로 전송되는 방안을 개발하고 있다.

다만 105만대에 달하는 2000년 이전 출고 차량에는 OBD를 꽂을 단자가 없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향후 차량용 블랙박스나 내비게이션 등을 운행점검 장치 등으로 인증해주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