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김범수가 진행하던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생각없이 한 발언이 청취자들의 뭇매를 맞고 있다.

김범수는 지난 13일 밤 자신이 진행하는 MBC FM4U '꿈꾸는 라디오'(91.9Mhz, 연출 송명석)에서 "어렸을 적 즐겼던 놀이"라며 밤길을 걷는 여자를 놀래키는 '치한놀이'의 경험을 털어놓았다.

그는 "밤늦게 골목 어귀에 처자가 가면 일부러 속도를 조금 더 빨리 한다. '탁탁탁탁'. 이렇게 가면 그 여자분 속도가 더 빨라진다. 그럼 재밌다. 내가 더 빨리가면 여자분 어깨가 들썩들썩한다. 이게 긴장하고 있다는 거다. 그러다 내가 점점 이렇게 빠른 걸음으로 가다 뛰기 시작한다. 그럼 이분이 '아아아악~' 하면서 갑자기 막 도망간다. 너무 재미 있더라"고 말했다.

게스트로 나온 아나운서가 즉각 사과를 요구하자 김범수는 "죄송하다. 어렸을 때 철없는 시절"이라 답했다.

부산 여중생 살해사건으로 가뜩이나 뒤숭숭한 시국에서 터져나온 이같은 발언에 청취자들은 분노와 경악을 감추지 못했다.

'꿈꾸는 라디오' 청취자 게시판에는 DJ로서의 김범수의 자질을 비난하는 목소리와 사과 방송, 하차 요구 등이 잇따르고 있다.



청취자 제모씨는 '새벽에 여자들이 얼마나 신경곤두서서 길을 가는줄 아느냐. 그런걸 재미있다고 얘기하다니 이런 무개념은 처음본다' 정모씨는 '녹음방송임에도 불구하고 왜 여과없이 내보냈는지 제작진도 잘못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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