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구입이나 전셋집 마련을 위해서는 대출도 적절히 활용할 필요가 있다. 직장생활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상황에서 대출 없이 집을 구입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이다. 대출을 받을 때는 목적에 알맞은 대출 상품이 어떤 게 있는지 알아 본 후 금리와 상환 방법 등이 본인에게 유리한 것을 골라야 한다. 대출금액은 소득이나 생활비 등을 고려해 충분히 갚을 수 있는 범위 안에서 결정해야 한다.

◆은행 전세대출 최대 3억원

전세자금 대출 중 금리가 가장 싼 것은 '저소득 가구 전세자금 대출'이다. 가구 소득이 최저 생계비의 2배 이내이면서 가족 모두가 무주택자이면 연 2% 금리로 전세자금을 빌릴 수 있다. 대출 한도는 전세 보증금의 70%,최대 6000만원(3자녀 이상 가구는 8000만원)이다. 이 대출을 받으려면 해당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저소득층으로 인정받아야 한다.

연 소득이 3000만원 이하인 무주택 세대주는 국민주택기금의 '근로자 · 서민 주택전세자금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전용면적 85㎡ 이하 주택에 전세로 들어갈 때 이용할 수 있으며 연 4.5%의 금리가 적용된다. 대출 한도는 6000만원(3자녀 이상 가구는 8000만원)이며 우리 신한 하나 기업 등 4개 은행과 농협중앙회에서 취급하고 있다.

저소득 가구 대출과 근로자 · 서민 전세 대출을 이용할 수 있는 조건이 안 되거나 보다 많은 자금이 필요하다면 각 은행이 자체적으로 하고 있는 전세대출을 이용하면 된다. 은행에서는 전세 보증금의 60~70% 범위에서 최대 2억~3억원을 빌릴 수 있다.

우리은행은 '우리전세론'을 통해 전세 보증금의 70%까지 최고 2억원을 대출해 준다. 금리는 코픽스(COFIX · 자금조달비용지수)를 기준으로 할 경우 최저 연 5% 후반,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를 기준으로 할 경우 최저 연 6% 초반이다.

신한은행은 전세 입주자에게 최대 2억원을 최저 연 5.65%(12일 현재) 금리로 빌려주는 '신한 전세보증대출'을 운영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아파트 전세론'을 통해 아파트 전세 입주자에게 보증금의 70% 범위에서 최대 3억원을 빌려준다. 기업은행과 외환은행도 최대 2억원 한도의 전세대출을 하고 있다.

◆급여소득자는 균등상환이 유리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는 여러 가지 금리 결정 방식 중 본인에게 유리한 것을 선택해야 한다. 앞으로 금리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면 고정금리 방식이,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면 변동금리 방식이 유리하다. 변동금리 방식은 다시 CD 연동형과 코픽스 연동형으로 나뉜다. 전문가들은 시장 금리 하락기에 대출 금리가 낮아지는 효과를 보고 싶다면 CD 연동형이,금리 상승기에 대출 금리의 변동성을 줄이고 싶다면 코픽스 연동형이 유리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대출을 갚는 방식도 본인에게 알맞은 것을 골라야 한다. 대출 상환 방식은 만기일시상환,원금균등상환,원리금균등상환 등 3가지가 있다. 만기일시상환은 이자만 내다가 만기에 원금을 한꺼번에 상환하는 방식이다. 일시에 목돈을 동원해 대출을 갚아야 하므로 급여소득자보다는 개인사업자에게 알맞은 방법이다. 원금균등상환과 원리금균등상환은 매달 원리금을 함께 갚는 것으로 급여소득자가 선택할 만한 방식이다. 전체 원리금 상환액은 원금균등상환 방식이 적지만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하에서 대출 한도를 늘리고 싶다면 원리금균등상환이 유리하다.

◆신용대출 전 예 · 적금 담보대출부터

주택 구입 목적 외에 다른 용도로 대출이 필요할 수도 있다. 이럴 때는 신용대출을 받기 전에 예 · 적금 담보대출부터 받는 것이 유리하다. 예 · 적금 담보대출에는 예 · 적금 금리보다 1.5%포인트 정도 높은 금리가 적용되는데 일반적인 신용대출보다 금리가 낮기 때문이다. 최근 예 · 적금 금리를 기준으로 하면 예 · 적금 담보대출의 금리는 연 5% 중반으로 연 7% 이상인 신용대출보다 낮다. 단,예 · 적금 담보대출의 한도는 예 · 적금 불입액의 90~100%로 제한된다.

예 · 적금 담보대출을 받고도 돈이 더 필요하다면 신용대출을 이용할 수 있다. 은행들은 소득 증명만 된다면 신입사원에게도 최대 3000만원까지 신용대출을 해 준다. 대출받을 때 낮은 금리를 적용받으려면 평소 신용 관리를 잘 해야 한다. 대출 이자와 신용카드 대금은 물론 각종 공과금도 연체하지 않아야 신용등급이 하락하지 않는다. 예 · 적금이나 신용카드 가입 등 금융 거래를 한 은행과 집중적으로 하는 것도 대출금리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은행들은 주거래 고객에게 우대금리 조건을 통해 낮은 대출 금리를 적용하기 때문이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