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합병(M&A)에 성공하려면 인수 후 조직통합 방안까지 염두에 둬야합니다"

공격적으로 인수합병에 나섰다가 그룹 전체가 위기를 맞는 사례가 심심찮게 나오면서 M&A 이후의 성공적인 조직 통합에 초점을 두는 PMI(Post-Merger Integration)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언스트앤영의 국내 멤버 회계법인인 언스트앤영 한영의 서영우 상무(사진)는 애경백화점의 삼성플라자 PMI를 자문하는 등 PMI 분야에 대한 자문경험이 많다.

서 상무는 특히 "비연관사업을 인수할 땐 인수 이후의 방안에 대해 사전 설계가 충분히 돼 있어야 하며 이후에도 철저한 사후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 기업들의 일부는 아직도 막연한 환상에 사로잡혀 기업의 존망을 좌우할 수도 있는 대형 M&A를 사후에 대한 고민 없이 진행하고 있다.

그는 또 "연관사업 다각화의 경우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기 위해 고객 및 사업모델,인적자원,경영인프라 등의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며 "특히 세부적인 단기 통합작업 계획과 더불어 기업문화를 통합할 수있는 리더십을 구축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상무가 꼽는 연관산업 다각화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는 두산중공업의 일본 밥콕 인수다. 밥콕은 발전소 핵심설비인 보일러 원천기술을 보유한 엔지니어링업체로 두산은 단숨에 전세계 석탄 화력발전 시장에서 알스톰 등 해외 선도업체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됐다. 그는 "그룹에 미치는 시너지 효과가 크고,일본 기업 특유의 연공서열 중심에서 성과중심 연봉체계로의 전환 등 PMI 활동도 잘 수행됐다"고 설명했다.

재무 및 법률뿐 아니라 판매 · 생산에서 인사 · IT 부문까지 사전 실사를 수행하고 현지인력과 정기 간담회를 여는 등 문화적 차이를 줄이는 데 노력을 기울였던 포스코의 베트남 ASC 인수도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았다.

서 상무는 "포스코 사례는 M&A시장의 주요 관심이 '인수자금 동원역량'보다 인수 이후의 '가치제고역량'으로 초점이 전환되는 계기가 됐다"며 "인수 후유증을 최소화하면서 기존 핵심사업과의 시너지를 제고할 수 있는 역량 및 풍부한 자금력을 갖춘 기업엔 현 시점이 최대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재희 기자 joyj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