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 위기,신종 플루 등 잇따른 악재 속에 지난해 세계 각국의 무역 규모는 전년에 비해 24%가량 위축됐다. 무엇보다 금융 위기의 여파로 기존 거래선들이 붕괴되면서 중소 수출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나라별로 전체 고용의 60~70%를 담당하는 중소기업들의 일자리가 대거 사라졌다. 한국 정부는 일자리를 유지하고 어려움에 처한 중소기업들을 구해 내는 일에 더욱 힘을 쏟고 있다. 한국의 경우 전체 고용의 88%를 중소기업이 책임지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한국은 3600억달러에 달하는 수출 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대부분 대기업에 의해 이뤄졌고 중소기업의 수출 비중은 30%에 불과하다. 미국과 유럽,중국,대만의 중소기업 수출 비중이 60%를 넘는 것과 비교해 보면 절반에 그치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한국 중소 수출기업의 절반 이상은 중국 등 특정 수출 시장에만 의존하고 있어,중소기업의 수출 확대와 수출 시장의 다변화라는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좋은 방법은 없을까?

10여 년 전 외환위기 당시,한국 중소기업들은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기술로 무장해 위기를 기회로 바꿔 나갔다. 특히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정보 통신 기술과 콘텐츠 산업은 성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어,경제위기에서 탈출하고 한국을 IT 강국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지금,인터넷은 또 한 번 매출 증대에 목말라하는 기업인들에게 기회를 던져주고 있다는 점에 유념할 필요가 크다. 한국 중소기업들은 인터넷 무역을 통해 엄청난 규모의 수출시장에 도전할 수 있음은 물론이다.

세계 각국 중소기업과 창업자들은 이미 인터넷 무역으로 바이어 및 수출 시장 다변화를 비롯해 고용 창출까지 이뤄내고 있다. 아쉽게도 이 같은 인터넷 무역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나라는 인터넷 강국 코리아가 아닌 미국과 유럽,인도,중국 등이다.

그렇지만 한국이 다시 이런 기회에 주목한다면 빠른 시간내 인터넷 무역강국으로 우뚝 설 수 있음은 분명하다. 한국인은 일을 신속하게 처리하고 빠르게 적응하는 DNA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반도체,전자,철강,석유화학,자동차를 비롯해 온라인게임 분야에서도 빠르게 적응하며 원하는 결과를 창출해 왔다. 그렇다면 인터넷 무역이라고 왜 안되겠는가?

오늘날 인터넷 무역시장에서는 365일, 24시간 하루 수백만 건의 온라인 수출입 상담이 이뤄지고 있으며,인터넷 무역은 새로운 교역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중소기업들이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해외 출장이나 전시회에 참가하지 않고도 인터넷 접속만으로 얼마든지 해외 바이어들을 발굴하고 수출을 확대해 나갈 수 있게 된 것이다.

한국의 한 중소 섬유제조업체는 인터넷 무역시장을 활용, 연간 300만달러어치의 제품을 해외에 팔고,수출 시장도 다변화해 나가면서 새로운 도약을 준비 중이다. 중국의 소규모 전기히터 제조업체도 인터넷을 통해 연간 2000만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미국의 한 대학생은 인터넷 무역으로 자신이 고안해 낸 아이디어를 상품화시켜 줄 공급업체들을 찾아내 제품을 공급 받은 뒤, 세계 각국에 수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 한국에서 개최되는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세계의 이목이 아시아의 호랑이인 한국으로 집중될 전망이다. 인터넷 강국 코리아,IT 강국 코리아가 과연 어떤 미래의 성장 비전과 전략,리더십을 보여줄 것인가에 전 세계가 관심을 가질 것이다. 한국은 인터넷 무역에 있어서 새로운 비전과 전략을 제시하고 실천함으로써 머지않아 '인터넷 강국'에서 '인터넷 무역 강국'이라는 새로운 길을 열 것으로 확신한다.

브라이언 웡 < 알리바바닷컴 글로벌사업담당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