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나라'로 온라인게임 시장을 만든 넥슨이 일본 게임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해 가입자 수 1000만명을 돌파한 데 이어 매출액도 100억엔을 넘어서 일본 내 1위 온라인게임업체에 올랐다.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닌텐도 위 등 콘솔게임의 위세에 눌려 있는 일본 온라인게임 시장의 여건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과라는 평이다.

최승우 일본 넥슨 대표는 15일 기자들과 만나 "온라인게임 1위에 이어 향후 일본시장 전체를 주도하는 선두그룹에 올라서겠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며 "이를 위해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일본증시 상장을 추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일본 온라인게임 시장 규모는 지난해 9억3800만달러로 추정된다. 155억달러로 예측되는 일본 게임시장에서 온라인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7%에 불과하다. 온라인게임 태동기나 다름없다.

넥슨 일본법인의 성공은 현지 친화적 게임개발과 마케팅 전략이 먹혀들어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 회사는 현재 39개의 다양한 온라인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 중국 등지에서 크게 히트한 자동차경주 게임 '카트라이더'는 서비스하지 않고 있다. 게이머들끼리 순위를 다투는 게임을 싫어하는 일본 게이머들의 독특한 성향 탓이다.

상대 게임 캐릭터를 공격해 게임 아이템을 얻는 온라인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도 마찬가지다. 일본 게이머들의 특성을 감안해 게임 캐릭터 공격 기능을 뺐다. 대신 게이머들끼리 서로 협력해 미션을 수행해 가는 방식으로 서비스하고 있다.

최 대표는 또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일본인들의 취향에 착안,온라인게임을 소재로 한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TV에 방영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일본에 처음 선보였던 캐주얼게임 '메이플스토리'를 소재로 한 메이플스토리 애니메이션은 최고 시청률이 5%를 기록할 정도로 성공을 거뒀고 게임 이용자도 급격히 늘어났다.

도쿄=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