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주가 상승에 힘입어 개인 금융자산이 2000조원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불어났다. 금융자산에서 금융부채를 뺀 순금융자산은 1000조원을 넘어섰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개인의 금융자산이 311조9000억원(18.5%) 늘어나 지난해 말 기준 1995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15일 발표했다. 개인 금융자산은 사상 최대이며 연간 증가폭 기준으론 2002년 이후 최대다.

개인 금융자산은 2005년 말 1400조6000억원(연간 증가율 13.6%),2006년 말 1522조원(8.7%),2007년 말 1714조7000억원(12.7%) 등으로 증가하다가 2008년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1683조7000억원으로 감소(-1.8%)했다. 하지만 지난해엔 큰 폭으로 떨어졌던 주가가 상당폭 회복하면서 금융자산도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개인금융 자산 중 예금의 비중은 45.9%에서 43.4%로 낮아진 반면 주식 비중은 14.9%에서 19.4%로 늘어났다.

금융부채도 증가하긴 했지만 금융자산 증가폭보다는 작았다. 지난해 말 기준 금융부채는 854조8000억원으로 1년 동안 52조5000억원(6.5%)늘었다. 금융부채 증가율은 2006년 11.5%에서 2007년 10.9%,2008년 7.8% 등으로 3년째 둔화했으며,증가폭은 금융자산 증가폭의 6분의1 수준에 불과했다. 개인 부채를 2009년 통계청 추계인구(4875만명)로 나눈 1인당 빚은 1753만원 수준이다.

재무건전성을 보여주는 금융부채 대비 금융자산 비율은 2.33배로 전년의 2.1배보다 높아졌다. 2005년 2.33배를 웃돌면서 200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순금융자산은 1140조7000억원으로 259조4000억원 증가했다.

한편 작년 기업의 금융자산은 932조3000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13.3% 증가했으며 부채는 1233조원으로 6.6% 늘었다. 기업의 순부채는 300조7000억원으로 전년의 334조5000억원에 비해 33조9000억원 감소했다. 작년 중 금융부문에서 신규로 자금을 공급한 규모는 166조3000억원으로 전년 235조2000억원보다 축소됐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