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제조업종의 호황에도 불구하고 경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전반적인 인식은 부정적인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지난달 10일부터 18일까지 전국 1000가구를 대상으로 한 '2010년 1분기 소비자태도조사'결과 소비자태도지수가 51.9로 전 분기보다 1.3포인트 하락했다고 15일 발표했다. 삼성경제연구소의 소비자태도지수는 50을 기준으로 지수가 높게 나오면 소비자들이 경기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뜻이고 지수가 낮으면 그 반대를 뜻한다.

연구소에 따르면 이 지수는 2008년 3분기 37.7에서 지난해 4분기 53.2까지 5개 분기 연속 상승하다가 이번 분기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소득 수준별로는 고소득층의 경기 인식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상위 소득 계층인 5분위의 소비자태도지수는 지난해 4분기 56.3에서 이번 분기 53.3으로 3.0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1분위의 지수는 50.9에서 50.1로 0.8포인트 하락에 그쳤다.

향후 소비 활성화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내구재구입태도지수는 53.2에서 51.1로 떨어졌고 민간 소비 증가율보다 1분기 앞서는 것으로 평가되는 미래소비지출지수는 49.5에서 48.1로 낮아졌다. 신창목 수석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의 전기 대비 경제성장률이 0.2%로 전 분기의 3.2%보다 크게 낮아지고 유럽 국가의 재정위기 등으로 주식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 소비자 심리가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한국은행이 발표한 '2월 소비자동향 조사'에서도 소비심리는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의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CSI)는 111로 전달의 113보다 2포인트 떨어졌다. 아직 기준치인 100을 웃돌아 앞으로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보는 소비자들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지만 지난해 10월 117로 정점을 찍은 뒤로는 줄곧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