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화성 동탄신도시 내 숲속마을 '자연앤데시앙' 109㎡ 아파트에 살고 있는 주부 김미숙씨(39)는 지난 1월 관리비 고지서를 받아 보고 너무 기뻤다. 관리비가 예전보다 15%가량 낮게 나왔기 때문이다. 단지 내 상가 등을 이용하면서 '관리비 마일리지'가 쌓여 전달 19만7530원이던 관리비가 1월에 16만6480원으로 내려간 것.김씨는 "마일리지 가맹 상점을 이용했을 뿐인데 저절로 관리비가 내려갔다"며 "연간 50만원가량의 관리비를 줄일 수 있어 너무 좋다"고 말했다.

아파트 인근 상가와 연계해 매월 5~10%의 관리비를 깎아주는 '단지 내 상가 마일리지' 제도가 인기다. 지난해 부산 대전 등에서 시작한 이 프로그램이 서울 인천 경기 대구 강원 전북 등 전국 주요 아파트로 확산되는 추세다. 상가 마일리지 제도를 도입한 아파트 단지는 전국적으로 200여개를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경기 광명시 하안주공아파트는 최근 주변 상가를 이용하면서 쌓은 적립금으로 아파트 관리비를 내는'관리비 제로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구매금액의 최대 10%까지 마일리지로 받아 매달 부과되는 관리비를 차감받는 형태다. 중식당'상하이궁'과 보쌈집 '원할머니 보쌈'은 사용금액의 5%를 돌려주고 미용실 '리안헤어'는 3%를 마일리지로 쌓아준다.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도 최근 이 프로그램이 가동됐다. 송도국제도시개발의 자회사인 송도유라이프는 송도국제도시 내 모든 아파트를 대상으로 '아파트 관리비 절감 시스템'을 구축키로 하고 시스템 개발에 들어갔다. 강원 원주의 단계동 봉화산주공아파트 등과 경기 용인의 상현동 롯데캐슬과 엘지자이 등도 이 서비스를 도입했다.

이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전문 벤처업체도 등장했다. 제로빌은 아파트 주민을 회원으로,인근 상가를 가맹점으로 등록시킨 뒤 주민들의 가맹점 사용 실적을 마일리지로 전환,관리비 산정시스템과 접목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먼저 입주민대표자나 아파트 관리업체가 관련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

시스템 구축이 끝나면 주민들은 인터넷이나 인근 가맹 상가에서 쉽게 회원으로 등록할 수 있다. 현금이나 사용 카드에 관계없이 적립금이 쌓이는 것이 특징이다. 서울 가양동 한강타운아파트 110㎡에 거주하는 주부 김경자씨(52)는 "상가 마일리지제는 그야말로 꿩 먹고 알 먹는 좋은 제도"라고 말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