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체격만큼이나 느긋하고도 편안한 성격,힘들이지 않고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스윙.그래서 사람들은 그를 'Big Easy'라고 부른다. 어니 엘스(남아공)가 그의 별명만큼이나 넉넉하게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지난 2년간 이어졌던 '우승 가뭄'을 단번에 해소한 단비였다.

엘스는 15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도랄골프장 블루TPC(파72)에서 끝난 월드골프챔피언십시리즈(WGC) CA챔피언십에서 4라운드 합계 18언더파 270타를 기록,2위 찰 슈워젤(남아공)을 4타차로 여유있게 따돌리고 2008년 혼다클래식 이후 2년 만에 미국PGA투어에서 우승 감격을 맛보았다. 우승상금은 140만달러(약 15억8000만원)로 쏠쏠했고 세계 랭킹도 지난주 20위에서 8위로 껑충 뛰었다.

엘스는 "나는 이제 마흔살이고 힘든 길을 걸어 왔다"며 "우승 순간 머리카락이 곤두서는 것처럼 짜릿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엘스는 4월22일 핀크스GC에서 시작하는 유러피언 · 아시안 · 코리안투어 발렌타인챔피언십에 출전,국내팬들에게 기량을 선보일 예정이다.

앤서니 김(25 · 나이키골프)은 공동 22위에 올랐고 양용은(38)은 최종일 7타를 줄인 끝에 공동 30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엘스의 '그린 읽기' 비결 5가지

엘스는 이번 대회에서 퍼트가 나무랄 데 없었다. 퍼트 수는 라운드당 평균 26.8개로 출전 선수 가운데 5위였고,홀(그린적중 기준)당 1.640개로 6위였다.

그린이 빠른 데다 강풍이 몰아친 것을 감안할 때 흠잡을 데 없었던 퍼트야말로 우승의 일등공신이라 할 수 있다. 엘스는 '완전한 쇼트게임'이라는 저서에서 '그린을 잘 읽는 법'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1) 그린에 접근할 때 멀리서부터 그린 전체 윤곽을 파악하라.
(2) 퍼트라인은 볼 뒤에서,그리고 옆에서 함께 살펴라.
(3) 동반자 의 어프로치샷 · 퍼트가 어떻게 홀에 접근하는지 관찰하라.
(4) 볼의 스피드가 브레이크를 결정한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5) 강풍이 불면 퍼트라인에도 영향을 준다는 것을 감안하라.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