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구운 커피로 마니아 입맛 사로 잡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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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실패 딛고 '빈트리'로 재기한 이상민 사장
찬바람이 부는 2007년 늦가을.이상민씨(47 · 사진)는 서울 거리를 걸으며 "요즘 한강물은 차가울까 아니면 따뜻할까" 하고 생각했다. 자살을 고민하던 그에게 그간의 성공과 실패가 주마등처럼 스쳐갔다.
그는 불과 30대 중반에 중견그룹에서 3개 계열사 사장을 맡는 등 승승장구했다. 창업에 나선 지 불과 몇 년 사이 기계개발 업체를 비롯해 4개사를 세웠지만 갑자기 찾아온 자금난으로 재산과 명예를 모두 날려야 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2년 만에 이씨는 마니아들 사이에 맛있고 신선한 커피라는 평가를 받는 커피전문점 빈트리(Beantree) 대표로 재기의 기틀을 마련했다. 신촌 홍대 서초 등 11개 본점과 대리점을 개설했다. 국내외에서 대리점 설치 요청이 많아 연내 카페가 30개 넘어설 전망이다. 매출도 작년 30억원에서 올해 1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죽는다고 뭐가 해결될까 하는 회의가 저를 구했습니다. "
이 사장은 마흔 가까이에 얻은 외아들을 생각하며 힘을 냈다. 그동안 운영하던 회사에서 개발한 제품 중 커피로스터(생두를 굽는 기계)를 팔기 위해 나섰다. 월 20만원에 마티즈를 빌려 로스터를 싣고 대학 내 저가형 테이크아웃 커피점을 누볐다. "거래를 트기 위해 안 가본 대학이 없었어요. 문전박대 속에 한 카페를 평균 10여차례씩 방문했지요. 한 가게주인이 귀찮으니 그 기계에 대한 설명을 한번 들어보자고 하더군요. "
이를 계기로 처음으로 1대를 팔았다. 그 뒤 점차 소문이 나며 몇 대씩 팔려 나갔다. 로스터를 팔다 보니 이곳저곳에서 생두(green bean)를 공급해 달라는 요청을 받아 고급 생두 수입을 시작했고 아예 2008년 5월엔 서울 신촌에 카페를 차렸다.
그는 "이미 중국 베이징에도 진출했고 미국 싱가포르 등지의 동포들이 자신들도 대리점을 개설하고 싶다며 문의해오고 있다"며 "일반 커피숍이 구워진 원두(roasted bean)를 대리점에 보내는 것과 달리 우리는 고급 생두를 직수입해 카페에서 직접 구워 커피맛이 생생하게 살아있다"고 말했다.
그의 꿈은 해외에서 작은 커피농장 200개를 사들여 이 지역 근로자들에게 적정 임금을 주고 커피를 재배토록 하는 것이다. 이 사장은 "극심한 고난을 통해 부족함을 알게 됐고 나아갈 방향도 깨달았다"며 "이제는 나눔에 관심을 갖겠다"고 밝혔다.
김낙훈 중소기업전문기자 nhk@hankyung.com
그는 불과 30대 중반에 중견그룹에서 3개 계열사 사장을 맡는 등 승승장구했다. 창업에 나선 지 불과 몇 년 사이 기계개발 업체를 비롯해 4개사를 세웠지만 갑자기 찾아온 자금난으로 재산과 명예를 모두 날려야 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2년 만에 이씨는 마니아들 사이에 맛있고 신선한 커피라는 평가를 받는 커피전문점 빈트리(Beantree) 대표로 재기의 기틀을 마련했다. 신촌 홍대 서초 등 11개 본점과 대리점을 개설했다. 국내외에서 대리점 설치 요청이 많아 연내 카페가 30개 넘어설 전망이다. 매출도 작년 30억원에서 올해 1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죽는다고 뭐가 해결될까 하는 회의가 저를 구했습니다. "
이 사장은 마흔 가까이에 얻은 외아들을 생각하며 힘을 냈다. 그동안 운영하던 회사에서 개발한 제품 중 커피로스터(생두를 굽는 기계)를 팔기 위해 나섰다. 월 20만원에 마티즈를 빌려 로스터를 싣고 대학 내 저가형 테이크아웃 커피점을 누볐다. "거래를 트기 위해 안 가본 대학이 없었어요. 문전박대 속에 한 카페를 평균 10여차례씩 방문했지요. 한 가게주인이 귀찮으니 그 기계에 대한 설명을 한번 들어보자고 하더군요. "
이를 계기로 처음으로 1대를 팔았다. 그 뒤 점차 소문이 나며 몇 대씩 팔려 나갔다. 로스터를 팔다 보니 이곳저곳에서 생두(green bean)를 공급해 달라는 요청을 받아 고급 생두 수입을 시작했고 아예 2008년 5월엔 서울 신촌에 카페를 차렸다.
그는 "이미 중국 베이징에도 진출했고 미국 싱가포르 등지의 동포들이 자신들도 대리점을 개설하고 싶다며 문의해오고 있다"며 "일반 커피숍이 구워진 원두(roasted bean)를 대리점에 보내는 것과 달리 우리는 고급 생두를 직수입해 카페에서 직접 구워 커피맛이 생생하게 살아있다"고 말했다.
그의 꿈은 해외에서 작은 커피농장 200개를 사들여 이 지역 근로자들에게 적정 임금을 주고 커피를 재배토록 하는 것이다. 이 사장은 "극심한 고난을 통해 부족함을 알게 됐고 나아갈 방향도 깨달았다"며 "이제는 나눔에 관심을 갖겠다"고 밝혔다.
김낙훈 중소기업전문기자 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