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전도사' 김쌍수 한국전력 사장(사진)이 이번엔 '성과연동 연봉제' 도입 계획을 밝혔다.

김 사장은 최근 열린 한국전력 주주총회에서 "수익성과 효율성을 중심으로 내부 경쟁을 강화하고 성과에 따른 책임과 보상을 명확히 하겠다"며 "급여 체계를 성과연동 연봉제로 전환할 계획이며 기업 문화도 혁신지향적으로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취임 이후 인사 개혁에 심혈을 기울여 온 김 사장이 '철밥통'으로 꼽히는 한전의 급여체계도 전면 손질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한 것이다.

한전은 2007년 말 호봉제에서 연봉제로 전환했지만 사실상 호봉제와 다름없이 직급에 따라 연봉이 정해져 왔다. '무늬만 연봉제'를 '실질적 연봉제'로 바꾸겠다는 선언인 셈이다.

성과연동 연봉제 도입 계획은 김 사장이 그동안 추진해 온 인사 개혁의 연장선이다. 김 사장은 지난해 3월 공개 경쟁으로 팀장급 40% 교체,보직 경쟁 탈락자 무보직 처분,직위직급 파괴 인사,인사권 대폭 위임,인사청탁 관행 근절 등 파격 인사를 선보였다. 인사 개혁 없이는 2만명의 직원을 둔 '공룡 기업' 한전의 어떤 혁신도 무의미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회사 관계자들은 전했다.

'김쌍수식 인사 실험'은 한전에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해 차장급 이상 공개 경쟁에서 보직을 받는 데 실패한 52명 중 36.5%인 19명이 해임 직위해제 희망퇴직 등으로 회사를 나갔다. '공기업=철밥통'이란 공식이 깨지고 있는 것이다.

김 사장은 또 "적극적인 해외 자원 개발을 통해 발전연료 자주개발률(자급률) 50% 달성을 앞당기겠다"며 자원 개발 사업 확대 방침을 분명히 했다. 이어 "국내 전력산업의 성장 한계를 극복하고 미래 성장동력 확충을 위해 해외 시장을 적극 개척하겠다"며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출 경험을 바탕으로 핵심 국가 중심의 원전 수주 활동에 총력을 기울이고 신규 발전사업 수주를 확대하겠다"는 전략을 내놓았다.

스마트그리드(지능형 전력망) 사업의 차질 없는 추진과 연구 · 개발(R&D) 역량 강화를 위해 전기자동차 충전 인프라 구축 등 8대 녹색기술 분야 핵심 기술을 조기에 확보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김 사장은 "올해도 전력사업을 둘러싼 경영환경은 상당히 불리한 상황이지만 어려운 경영 여건을 극복하고 글로벌 5대 에너지 회사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