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 2조원 적자…" 건보료 대폭인상 '군불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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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공단 "이대로 가다간 건보제도 흔들" 위기론
산하硏 "최소 9.1% 올려야" 구체적 수치까지 제시
산하硏 "최소 9.1% 올려야" 구체적 수치까지 제시
"내년 건강보험 대규모 적자를 막으려면 최소 보험료 9.1%를 인상해야 한다. "(건강보험정책연구원)
"작년 지출이 수입보다 3조원가량 많았다. 이대로면 건보제도 근간이 흔들린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올해 건강보험료를 4.9% 인상한 데 이어 내년에도 보험료를 인상하기 위한 군불지피기에 나섰다. 이렇게 보는 이유는 공단의 행보가 수상쩍기 때문이다. 보험공단의 건강보험정책연구원이 지난 10일 9.1% 인상 필요성을 담은 보고서를 낸 지 닷새 만인 15일 공단은 "지출액(보험급여비)이 수입액(보험료부과액)보다 3조8000여억원 많다"는 자료를 발표했다. 건강보험료 인상을 위한 분위기 띄우기라는 지적이다.
◆내년 보험료 두 자릿수 인상되나?
2008년 1조3000여억원의 흑자를 냈던 보험공단은 작년 3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는 1조8000억~2조원의 적자를 예상하고 있다. 올 1월 적자폭은 2268억원.이는 한 해 2조5700여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던 2002년의 1월 적자폭 2444억원과 엇비슷하다.
작년 21만여명의 만성질환자 등을 건강보험 가입자로 전환한 데다 심장질환자 및 암 · 혈관질환자 등의 본인부담 비율을 10%에서 5%로 낮춰 지출이 그만큼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보험공단은 통상 건강보험료를 1% 인상하면 보험료 수입이 3000억원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올해 예상 적자 1조8000억원을 보전하려면 단순 계산으로 보험료를 6% 올리면 수입과 지출이 균형점을 찾는다. 하지만 지출부문이 같이 증가하기 때문에 9%를 인상해도 3000억원 이상 적자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건강보험정책연구원이 최근 내놓은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건강보험 재정수입 영향 분석'보고서를 보자.연구원은 2010~2030년 중 · 장기 적정 보험료 인상률을 전망하면서 건보료가 4.9% 인상된 2010년에는 건보수입 37조9593억원,지출 34조8936억원으로 2조원의 당기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건강보험공단의 추정치(1조8000억원)와 엇비슷하다. 이에 따라 2011년에는 보험료를 9.1%로 인상해야 총 지출 38조3401억원,총 수입 37조9593억원을 기록해 당기수지를 적자 3809억원 수준에 겨우 맞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보험공단 관계자는 "보험혜택자가 늘고 수명이 길어지면서 장기적인 수지균형도 염두에 둬야 한다"며 "결국 건강보험심의위원회에서 올 11월께 결정하겠지만 대폭 인상안을 올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왜 보험료 인상에만 매달리나?
보험공단은 매년 전국 병원이나 약국이 부당하게 청구한 의료비 450억원 정도를 환수하고 있다. 전국 8만5000여곳의 병원과 약국 중 1%를 대상으로 거둬들인 돈이다. 매년 8만5000곳을 모두 조사한다면 4조5000억원의 부당 의료비 환수가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10년이면 45조원이 쌓여 건보재정의 적자를 걱정할 필요가 없는 셈이다.
하지만 8만곳이 넘는 병원과 약국을 일일이 조사할 인력이 부족하고 저항이 만만찮은 병원과 약국에 대한 조사권도 없어 매년 1%(850여곳)를 대상으로 부당의료비를 환수하고 있는 실정이다. 보험공단 관계자는 "고가 무좀약을 집중 처방하거나 서울 거주자가 전라도에서 진료받는 등 부당청구사례가 많지만 인력이 부족해 뻔히 알면서도 넘어갈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며 "부당청구의료비만 제대로 징수해도 재정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행위별 수가제도 건보재정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행위별 수가제도는 진료행위 하나 하나마다 일정한 값을 정해 의료비를 지급하는 제도로 우리나라의 주된 의료비 지불 방식이다. 보험공단측은 "한국에선 똑같은 진료를 받더라도 병원간 진료비가 4배 차이 나기도 한다"며 "선진국처럼 동일진료에 대해선 모든병원의 진료비가 같도록 총액제로 시행령 개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
"작년 지출이 수입보다 3조원가량 많았다. 이대로면 건보제도 근간이 흔들린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올해 건강보험료를 4.9% 인상한 데 이어 내년에도 보험료를 인상하기 위한 군불지피기에 나섰다. 이렇게 보는 이유는 공단의 행보가 수상쩍기 때문이다. 보험공단의 건강보험정책연구원이 지난 10일 9.1% 인상 필요성을 담은 보고서를 낸 지 닷새 만인 15일 공단은 "지출액(보험급여비)이 수입액(보험료부과액)보다 3조8000여억원 많다"는 자료를 발표했다. 건강보험료 인상을 위한 분위기 띄우기라는 지적이다.
◆내년 보험료 두 자릿수 인상되나?
2008년 1조3000여억원의 흑자를 냈던 보험공단은 작년 3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는 1조8000억~2조원의 적자를 예상하고 있다. 올 1월 적자폭은 2268억원.이는 한 해 2조5700여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던 2002년의 1월 적자폭 2444억원과 엇비슷하다.
작년 21만여명의 만성질환자 등을 건강보험 가입자로 전환한 데다 심장질환자 및 암 · 혈관질환자 등의 본인부담 비율을 10%에서 5%로 낮춰 지출이 그만큼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보험공단은 통상 건강보험료를 1% 인상하면 보험료 수입이 3000억원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올해 예상 적자 1조8000억원을 보전하려면 단순 계산으로 보험료를 6% 올리면 수입과 지출이 균형점을 찾는다. 하지만 지출부문이 같이 증가하기 때문에 9%를 인상해도 3000억원 이상 적자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건강보험정책연구원이 최근 내놓은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건강보험 재정수입 영향 분석'보고서를 보자.연구원은 2010~2030년 중 · 장기 적정 보험료 인상률을 전망하면서 건보료가 4.9% 인상된 2010년에는 건보수입 37조9593억원,지출 34조8936억원으로 2조원의 당기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건강보험공단의 추정치(1조8000억원)와 엇비슷하다. 이에 따라 2011년에는 보험료를 9.1%로 인상해야 총 지출 38조3401억원,총 수입 37조9593억원을 기록해 당기수지를 적자 3809억원 수준에 겨우 맞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보험공단 관계자는 "보험혜택자가 늘고 수명이 길어지면서 장기적인 수지균형도 염두에 둬야 한다"며 "결국 건강보험심의위원회에서 올 11월께 결정하겠지만 대폭 인상안을 올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왜 보험료 인상에만 매달리나?
보험공단은 매년 전국 병원이나 약국이 부당하게 청구한 의료비 450억원 정도를 환수하고 있다. 전국 8만5000여곳의 병원과 약국 중 1%를 대상으로 거둬들인 돈이다. 매년 8만5000곳을 모두 조사한다면 4조5000억원의 부당 의료비 환수가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10년이면 45조원이 쌓여 건보재정의 적자를 걱정할 필요가 없는 셈이다.
하지만 8만곳이 넘는 병원과 약국을 일일이 조사할 인력이 부족하고 저항이 만만찮은 병원과 약국에 대한 조사권도 없어 매년 1%(850여곳)를 대상으로 부당의료비를 환수하고 있는 실정이다. 보험공단 관계자는 "고가 무좀약을 집중 처방하거나 서울 거주자가 전라도에서 진료받는 등 부당청구사례가 많지만 인력이 부족해 뻔히 알면서도 넘어갈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며 "부당청구의료비만 제대로 징수해도 재정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행위별 수가제도 건보재정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행위별 수가제도는 진료행위 하나 하나마다 일정한 값을 정해 의료비를 지급하는 제도로 우리나라의 주된 의료비 지불 방식이다. 보험공단측은 "한국에선 똑같은 진료를 받더라도 병원간 진료비가 4배 차이 나기도 한다"며 "선진국처럼 동일진료에 대해선 모든병원의 진료비가 같도록 총액제로 시행령 개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