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입지에 저렴한 임대료로 20년간 거주할 수 있어 인기가 높은 서울시 시프트(장기전세주택)도 중대형 규모에선 인기를 끌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SH공사에 따르면 마포구 상암2지구 1단지 내 전용면적 114㎡ 시프트가 지난 10~12일 청약예금 가입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1순위 청약에서 미달된 데 이어 이날 2순위 청약에서도 겨우 정원을 채운 것으로 집계됐다. 다른 평형은 1순위에서 평균 5.03 대 1의 경쟁률로 일찌감치 마감된 것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72채가 공급된 114㎡는 1순위에서 23명만 지원해 절반 이상이 미달됐다. 2순위 청약에서도 70명만 추가로 지원하면서 경쟁률이 1.3 대 1에 그쳐 계약 취소에 대비한 신청수준(공급물량의 150% · 108명)에 못 미쳤다. 이에 따라 SH공사는 16일 3순위 청약을 진행한다. SH공사 관계자는 "세곡 · 마천지구 등지에서 추가로 시프트가 공급될 예정이다 보니 실수요자들이 청약을 미룬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상암2지구 114㎡ 시프트는 △도심에서 가깝고 △40평대 아파트로는 전세가격이 2억2400만원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점에서 이번 미달 사태는 충격적이라는 반응이다.

중대형 아파트에 대한 낮은 관심은 시프트만이 아니다. 올해부터 준공 이후 대거 쏟아지고 있는 용인과 파주 등지의 미분양 물량은 거의 다 중대형들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분양가로 관심을 끌었던 은평뉴타운 2,3지구 분양에서도 중대형 아파트들은 1순위 청약에서도 미달되는 경우가 있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