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일렉트로닉스의 글로벌 경영이 재개되고 있다.

기존 텃밭인 베트남에 이어 아프리카와 남미 등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25개 글로벌 공장과 63개 판매법인을 거느렸던 대우그룹 해체 전 모습을 조금씩 되찾아가고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대우일렉은 아프리카 알제리 세탁기 시장,남미 베네수엘라 전자레인지 시장에서 지난해 각각 1위에 올랐다고 16일 발표했다. 이 회사가 알제리에 진출한 것은 2008년이다. 첫해 2만대의 세탁기를 판매한 대우일렉은 지난해 4만2000대로 판매량을 확대,22%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회사 관계자는 "알제리 정부의 수입 억제 정책에도 불구하고 판매량이 빠르게 늘어난 것은 현지 소비자들에게 품질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라며 "올해 5만5000대,2012년에는 10만대의 세탁기를 판매한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설명했다.

베네수엘라 전자레인지 시장에서는 21%의 점유율로 중남미 지역 최대 백색가전 업체인 마베를 제쳤다. 자유무역지대인 파나마 꼴론을 통해서만 판매를 진행,이용할 수 있는 유통망이 제한적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괄목할 만한 성과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대우일렉은 아프리카,남아시아,남미 등 신흥시장에 초점을 맞춰 사업을 벌이고 있다. 진입 장벽이 낮고 마케팅 비용이 덜 드는 틈새 시장에 전력을 집중,글로벌 사업 기반을 굳건히 한다는 전략이다.

올해는 인도,방글라데시,스리랑카 등을 집중적으로 공략할 예정이다. 지난 1월 남아시아 지역 유통업체들과 총 300만달러 규모의 전자제품 납품 계약을 체결하는 등 조금씩 결과물이 나오고 있다는 설명이다.

대우일렉은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 TV,에어컨 등 환금성이 떨어지는 사업들을 정리했으며 1200명을 구조조정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