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인재경영] 스펙보다 실력! 튀는 인재를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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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는 올해 뽑는 대졸 신입사원 250명 전원을 인턴십을 통해 채용하기로 했다. 포스코는 인턴사원-정규직 연계 채용 방안을 본사뿐만 아니라 포스코건설,포스코ICT 등 23개 출자회사 전체로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올해 그룹 차원에서 채용하는 인턴사원 규모는 총 2500명에 달한다. 기존의 서류심사-인·적성검사-면접 등 제한된 시간과 공간 속에 진행되는 방식으로는 인재를 변별하는데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선발전형을 확 뜯어고친 것이다.
'스펙 못믿겠다"…인턴제 확산
지난해 금융위기 여파로 위축됐던 대기업들의 채용 규모가 다시 늘고 있다. 불황을 극복하고 다시 격화되기 시작한 글로벌 경쟁에 뛰어들기 위해 인재경영을 재개한 것이다. 신입사원 교육방식도 현장 및 실무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CEO(최고경영자)들은 인재를 구하기 위해 해외까지 돌고 있다.
대기업 인재경영의 변화 중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채용방법이다. 작년과 달리 스펙보다 실무형 능력을 검증하기 위해 인턴십을 확대하고 있다. 포스코가 올해부터 국내 신입사원 전원을 인턴 방식으로 뽑기로 하면서 대기업들의 채용 관행도 서서히 바뀌고 있는 분위기다. CJ도 올해 공채인원 가운데 절반 정도를 인턴으로 뽑기로 했다. STX도 올해부터 인턴십 프로그램을 도입한다. 인턴십을 거친 이들은 하반기 신입사원 공채 때 서류전형,인 · 적성검사와 1차 면접전형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 롯데도 인턴십을 통한 정규직 신입사원 채용을 검토 중이다. 이미 지난해부터 삼성,LG 등 주요 기업들은 인턴의 정규직 채용 비중을 늘리기로 방침을 정했다.
한 대기업 인사담당자는 "이른바 '스펙'보다 실무형 능력을 검증해 인재를 뽑겠다는 취지에서 인턴십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라며 "인턴기간을 이용해 회사가 개인역량에 대해 잘 파악할 수 있고 입사 희망자도 그 회사가 과연 자기에게 맞는 회사인지 미리 알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CEO들 '인재 찾아 삼만리'
두산은 2002년 업계 최초로 CEO인 박용만 두산 회장이 채용설명회에 참가한 이후,계열사별 CEO들과 함께 매년 대학에서 캠퍼스 리크루팅 행사를 갖는다. 박 회장과 최승철 두산인프라코어 부회장,김용성 두산인프라코어 사장,박지원 두산중공업 사장 등이 8~9개 대학에 총출동해 직접 회사를 소개하고 있다. 두산에 맞는 인재를 직접 보고 설득해 끌어오겠다는 전략이다.
해외로도 시야를 넓히고 있다. 삼성은 3등급으로 이뤄진 '인재풀'을 작성하고 전 세계에서 활약하고 있는 인재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외국인 임직원 500여명 가운데 3%인 15명이 이 같은 인재풀에서 나왔다. 삼성은 외국 핵심 인재를 스카우트하기 위해 1년에 전용기를 50여 차례나 띄우고,핵심 인재 영입을 전담하는 특수조직까지 운영 중이다. 현대자동차는 최근 해외 유명대학의 석 · 박사급 인재들을 유치하기 위해 '원격 화상면접'을 동원하는 등의 방법으로 회사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물리적 거리문제로 지원자에 대한 평가가 쉽지 않았던 점을 감안해 처음으로 원격 화상 면접을 진행하기로 한 것이다. 전체 채용 규모는 두 자릿수다.
LG는 계열사별로 CEO들이 정기적으로 해외 채용행사를 열고 인재 유치에 나서고 있다. 포스코는 해외 인재 선발을 위해 자체적으로 글로벌 인턴십을 운영,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최근에는 중견 · 중소기업도 해외 인재 유치 경쟁에 뛰어들고 있는 분위기다.
'신입사원도 현장을 알아야"
SK에너지는 최근 신입사원 50명을 대상으로 서해 무인도 '사승봉도'에서 '파부침주(破釜沈舟) 패기 워크숍'을 가졌다. 무인도에서 직접 잠 잘 곳을 마련하고 먹을 거리를 구하는 극기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 것.이 같은 신입사원 교육 프로그램은 생존을 위한 패기와 도전정신을 배우자는 취지에서 처음 도입됐다. 삼성에버랜드도 이달 초 딱딱한 강의실에서 벗어나 파격적인 신입사원 입문교육을 도입했다. 에버랜드 내 레스토랑을 직접 운영해보는 실무형 교육이다. 신입사원 41명을 대상으로 회사의 모든 분야를 자연스럽게 체험하도록 했다. STX는 신입사원들에게 '해신 챌린지'라는 크루즈 연수 기회를 준다. 직접 크루즈를 타고 중국 연수를 받는 과정을 통해 그룹의 사업분야를 정확히 이해시키기 위한 것이다.
신입사원 초기 교육뿐만 아니라 첫 직장 체험도 현장에서 이뤄지고 있다. GS칼텍스는 모든 신입사원들을 여수 공장에서 생산직 사원들과 함께 근무하게 하고 있다. 주유소 현장과 영업부서에서 각종 서비스도 직접 경험한다. 현장을 알아야 회사 업무 전반을 이해할 수 있다는 경영진의 뜻에 따른 조치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