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늦어져 채권금리 하락 지속 전망

16일 김중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가 신임 한은총재로 내정되면서 주식, 채권시장에 우호적인 여건이 조성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주식, 채권시장 관계자들은 '비둘기파'로 평가받는 김 내정자의 정책적 성향상 기준금리 인상시기가 현재 시장이 예상하는 것보다 더 늦어질 수 있고 긴축 우려를 누그러뜨릴 것으로 보여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새 한은총재를 기다려 온 채권시장은 이미 자리 잡은 강세 기조를 당분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한은 총재 내정자가 발표될 것이라는 소식만으로도 이날 초강세를 보였듯, 채권시장에는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친정부 인사가 내정된다면 누가 되더라도 상관없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SK증권 염상훈 애널리스트는 "김 내정자가 '한국은행도 정부이며 정부의 정책에 협조하지 않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발언을 이미 한 만큼 기준금리 시기를 늦춰 채권시장 강세에 불을 지필 것"이라며 "현재 시장은 금리인상 시기를 빨라야 7월, 하반기로 예상하는데 김 내정자 영향으로 내년으로 미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토러스투자증권 공동락 애널리스트는 "김 내정자가 이명박 정부의 경제수석을 지냈고, 글로벌 국제공조에 포인트를 주고 있는 만큼 기준금리 인상 시점이 미뤄질 것이라는 기대가 채권시장에서 커질 것"이라며 "금리인상을 싫어하는 채권시장은 강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일부에서는 시장을 흔들 만한 뜻밖의 인물이 아니어서 영향이 예상보다 크지 않을 수 있고, 비둘기파라는 평가와 달리 매파적인 발언을 하면 채권시장이 받는 충격은 훨씬 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주식시장은 경기 측면 모멘텀이 꺾여 코스피지수가 1,650~1,660선을 고점으로 박스권에 묶인 상황이어서 채권시장만큼 큰 영향을 받지는 않겠지만, 주식시장이 가장 싫어하는 불확실성이 제거되는 등 '나쁘지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우리투자증권 박형중 애널리스트는 "지수 상승세가 주춤해진 것은 경기 측면에서 모멘텀이 꺾인 것이 가장 큰 요인으로 신임 총재 선임이 주가 상승을 이끌 동력으로는 미흡하다"며 "다만, 금리 동결이 이어지면서 소비.투자지표가 살아나는데 우호적 여건이 조성될 것이라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서울연합뉴스) 곽세연 이준서 기자 ksyeon@yna.co.krj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