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3G망의 업로드(전송용) 속도를 인위적으로 제한해온 것이 드러나 아이폰 이용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지난해 아이폰 출시와 함께 3G(WCDMA/HSDPA)망에서의 데이터 업로드 속도를 최고속도인 348Kbps(초당 킬로비트)보다 6배 가까이 떨어진 64Kbps로 제한을 걸어둔 것으로 나타났다. 64Kbps는 과거 이용하던 전화모뎀 정도의 수준에 불과하다.

이로 인해 무선데이터를 많이 사용하는 아이폰 이용자들은 MMS를 보낼 때나 트위터에 사진 등을 업로드 시킬 때 상당한 불편을 겪은 것으로 밝혀졌다.

한 네티즌은 한 포털사이트 스마트폰 관련 카페에 “2MB 사진 파일 하나 업로드 할때도 4분 가까운 시간이 소요돼 트위터에 사진을 올리는 것은 포기한 지 오래다. MMS를 보낼 때에도 4~5번을 보내면 겨우 1번 성공하곤 했는데 다 이유가 있었다”고 글을 올렸다.

또다른 네티즌은 "3G 휴대전화 중 영상통화가 지원되지 않는 거의 유일한 휴대전화가 아이폰"이라며 "아이폰 사용자의 경우 영상통화를 쓰지 못하다보니 대역폭을 제한해도 알아내기가 어려웠다. 이번 조치는 아이폰 이용자들을 제한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KT의 이같은 조치는 관련업계에서도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무선데이터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주로 다운로드를 사용하는데 굳이 업로드 속도를 제한해놓은 이유를 모르겠다”면서 “64Kbps로는 이용자들이 빠른 시간 안에 업로드를 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특히 KT가 최근 3G망을 통한 테더링 서비스를 적극 도입하겠다고 밝혀놓고 업로드 속도에 제한을 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

KT는 최근 스마트폰을 비롯해 노트북, 태블릿PC 등의 휴대기기에까지 전방위로 무선 인터넷 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해 별도의 무선모뎀 없이 휴대전화를 PC나 휴대기기에 연결해 무선인터넷을 이용하는 테더링(Tethering)을 전면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T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업로드 속도에 제한을 걸어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휴대전화에서 무선데이터 서비스를 쓰는 사람들의 대다수는 '다운로드'를 사용하기 때문에 업로드에서 불필요하게 낭비되는 자원을 다운로드로 돌려 좀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고객들의 의견을 수렴해 오는 4월 1일부터 업로드 속도를 128Kbps로 상향조정할 예정"이라며 “일부 데이터 사용량이 많은 사람들이 있긴 하지만 현재 환경에서는 128Kbps 수준이라면 업로드 이용에 큰 불편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