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만수씨가 나를 잘 아는 것 같아도 잘 모른다. 오히려 김중수 경제수석 내정자가 더 정확히 알지도 모른다. "

이명박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인 2008년 2월16일 '국정운용 워크숍'에서 이렇게 말했다. 당시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가 이 대통령의 핵심 경제 브레인으로 알려져 있는 상황에서 이런 언급을 한 것은 그만큼 김중수 한은 총재 내정자에 대한 깊은 신뢰를 보여준다. 이 대통령과 김 내정자는 대선 이전에는 별다른 인연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내정자는 대선에서 이 대통령을 적극적으로 돕지는 않았다. 그런데도 이 대통령이 김 내정자를 현 정부 초대 경제수석으로 전격 발탁하자 의외라는 반응들이 적지 않았다. 청와대의 한 참모는 "김 내정자의 자율과 경쟁,개방이라는 세 가지 코드에 동질감을 확인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새 한은 총재 인선 과정에서 한은 자주성과 중립성에 큰 관심을 가졌다고 박선규 청와대 대변인이 16일 전했다. 이에 따라 초기 단계에서부터 기획재정부 출신은 배제됐다.

반면 한국경제에 대한 폭넓은 식견과 함께 글로벌 마인드를 주요 기준으로 삼았다. 이 대통령이 인선 기준으로 무엇보다 글로벌 마인드를 꼽은 것은 오는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를 염두에 뒀기 때문이다. 박 대변인이 "김 내정자는 한국 경제 전반에 대한 식견과 경륜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로 국제적 경험과 안목도 겸비하고 있어 G20 의장국으로 각국 중앙은행 총재 회의를 주도하는 데 적임자"라고 설명한 것은 이런 맥락이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