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는 정치게임이다.지방의 행정을 책임질 사람을 뽑는 지방선거라고 지방의 게임이라고 보는 건 너무나 순진한 생각이다.6.2 지방선거는 단순한 지방선거가 아니다.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당내 역학구도에 큰 변화가 일 것이다.한지붕 두가족인 친이와 친박의 희비가 엇갈릴 것이고 민주당 주류와 비주류의 입지가 결정될 것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선거 결과는 6월과 7월로 예정된 여야의 당권경쟁의 성패를 가를 수도 있다.아니 내후년 총선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이고 차기 대권가도와도 떼어서 생각할 수 없다.

이쯤되면 지방선거가 그냥 지방선거가 아니라는 말이 실감이 날 것이다.중앙당 차원의 당대당 대결양상을 띄는 등 완벽한 정치게임인 것이다.

그럼 정치 정치게임에서 이길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쉽게 말해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이냐는 얘기다.박성민 정치컨설팅 MIN 대표는 20가지의 해법을 제시한다.그중 몇가지만 소개한다.

첫째는 단순하게 말하고 단순하게 행동하라는 것이다.공약도 홍보도 유세도 단순해야 한다는 지적한다.공약이 많고 거창하다고 당선되는게 아니라는 얘기다.

둘째는 대중은 단순하다는 점을 잊지 말라는 것이다.대중이 옳은지,그른지는 몰라도 항상 단순하다는 사실이고 복잡한 개인과 대중을 혼동하는 순간 실패한다는 것이다.

셋째는 텃밭은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것이다.유권자들이 후보자를 고르는 선택은 인물과 도덕성도 보지만 투표장에 가면 어차피 정당을 보고 찍게 된다는 점이다.

넷째는 구도가 선거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점이다.열세지역이라도 구도가 유리하면 승리가 가능하다.열린우리당은 절대 열세였지만 노무현 탄핵역풍으로 의회를 공짜로 장악하다시피했다.

다섯째는 지지자의 투표율이다.날씨와 투표율이 선거 승패를 좌우한다고 하지만 요즘엔 별로 정설과 거리가 멀다는 애기가 나온다.그보다는 자신에 대한 지지자의 투표율을 높여야 승리할 수 있다.

여섯번째는 대중은 반대하러 투표장에 간다는 점이다.대중은 찬성할때보다는 반대할때 강력한 에너지가 생기기 마련이다.싫어하는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 투표장에 간다는 사실은 박근혜와 각을 세웠던 이재오 현 권익위원장과 이방호 전 한나라당 사무총장의 낙선이 대표적 사례다.

정책 보다는 이슈를 전점하는 것도 중요하다.선거에 정책이 성패를 결정할 것이라는 건 착각이다.대중은 빽빽한 정책 보다는 한두가지의 중요한 이슈를 보고 투표한다.야당이 세종시와 4대강에 매달리는 이유다.

단순한 메시지를 반복하는 것도 중요하다.대중은 한편으로는 실증을 내면서도 같은 메시지를 수백번 반복하는 정치인에 후한 점수를 준다.

강하고 틀린 게 약하고 옳은 것을 이긴다는 원리도 흥미롭다.정치는 힘 센 사람이 약한 사람을 이기는 구조다.선거에서는 사실이야 아니냐 보다는 그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이냐가 중요하다.‘단순 돌쇠형’부시가 지성형인 고어를 이겼고 노무현이 이회창을 이겼다.

주도하거나 아니면 반대하라.이슈를 주도한다는 건 적지않은 반대에 작면한다는 얘기지만 주도하지도 반대하지도 못한채 대세에 묻혀가서는 대중정치인이 될 수 없다.

대중은 정치인의 기르침을 원치 않는다.원치 않은 수준이 아니라 경멸한다는 것이다.모든 대중이 엘리트가 된 상황에서 가르치려 드는 것은 정치포기를 의미한다.

아류는 아류다.남의 방식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대중은 정치인이 자기답게 싸우길 원한다.운동권은 운동권 답게 기업인은 기업인 답게 색깔을 잃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다.

정치는 말의 예술이다.정치인은 처음도 말이요 끝오 말이다.대중정치인은 대중이 쓰는 말로 대중을 알아들을 수 있게 말해야 한다.아무리 어려운 말도 쉽게 바꿔서 말해야 한다.

사람이야기가 중요하다.추상적인 법 제도 보다는 사람 이야기를 해야 감동을 받는다.대중에게 감동을 주려면 사람 얘기를 해야 한다.법정 스님이나 김수환 추기경,케네디 전 대통령,링컨 전 대통령,빌게이츠의 성공스토리 등은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이재창 정치부장 lee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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