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와 민간기업들이 전기차 규격과 관련해 손을 잡고 나섰다. 도요타 닛산 등 자동차회사와 도쿄전력 등 158개사가 전기차 규격 통일을 위한 협의회를 발족시킨 것이다. 일본의 이런 움직임은 예사롭지 않다. 최근 유럽연합(EU)이 전기차 기술의 국제표준을 획득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인 것과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전기차 표준을 둘러싼 미국 EU 일본 중국 등의 주도권 경쟁이 한층 격화될 것이 불보듯 뻔해 우리로서는 여간 신경 쓰이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전기차는 아직 실용화 초기 단계에 있고,언제쯤 전기차가 시장의 주력이 될지도 확실히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본격적인 실용화의 전(前) 단계에서부터 세계시장을 겨냥한 규격제정 전략은 매우 중요하다. 국제표준 획득 여부가 시장에서의 유 · 불리를 가르는 핵심 변수이기 때문이다.

EU 위원회가 최근 경제성장전략 'EU 2020'에서 제시한 전기차 기술의 표준화도 마찬가지다. EU는 전통적으로 국제표준화기구 등에서 큰 목소리를 내 왔고 영향력도 막강하다. 해외시장에 기대야 하는 우리나라로서는 이런 국제 동향에 더욱 촉각(觸角)을 곤두세우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우리도 정부와 민간기업간 긴밀한 협력이 시급하다. 전기차 표준은 전지, 충전기, 송배전 등 범위가 매우 넓은데다 전체적인 전력 인프라도 함께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전기차 표준 경쟁이 국제적으로 본격화되고 있는 만큼 정부와 기업은 대응체제를 다시 한번 점검하고, 국제표준 획득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다각적인 방도를 서둘러 강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