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화권 온라인 게임이 만만찮습니다. 성장세가 무서울 정도입니다. "

YNK재팬의 최종구 사장은 일본에서 선전하는 중화권 게임 얘기부터 꺼냈다. 텃밭으로 여겨왔던 일본에서 한국 온라인게임이 거센 도전에 부닥쳤다고 지적했다.

중화권 온라인게임이 일본에서 급부상하고 있다. 완미세계 등 일부 중화권 온라인게임의 인기는 웬만한 한국산에 버금간다. 이 때문에 일본에서는 중화권 게임을 잡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게임 수에서도 중화권이 압도적이다. 작년 하반기 일본에 선보인 중화권 온라인게임은 20여개에 이른다. 한국산 온라인게임은 10여개에 그쳤다.

이렇다 보니 YNK재팬도 5월부터 대만 온라인게임 '81키즈'를 서비스하기로 했다. 로한,씰온라인 등 한국산 온라인게임만을 일본에내놓았지만 게이머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아진 중화권 온라인게임을 마냥 외면할 수 없어서다.

일본 온라인게임 시장 트렌드를 한국 게임이 더 이상 주도하지 못하는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소셜네트워크게임(SNG),웹게임 등 신종 장르는 중국산 게임이 강세다.

PC에 전용 프로그램을 설치할 필요없이 로그인만 하면 웹상에서 게임을 할 수 있는 웹게임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웹게,브라게타임 등 전문 포털이 생길 만큼 인기가 높은 일본 웹게임 시장은 중국이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이제서야 웹게임 개발에 관심을 돌리고 있다.

해외시장에서 중화권 온라인게임 경계령이 내려진 것은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소니 플레이스테이션,닌텐도 위(Wii) 등 콘솔게임이 득세하고 있는 일본시장에서 10여년이 넘도록 어렵사리 시장을 넓혀온 한국 온라인게임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는 것은 더 안타까운 일이다.

그렇지만 비관적이지만은 않다. 보수적이고 폐쇄적인 일본에서 온라인게임은 그나마 성과를 내고 있어서다. 최승우 넥슨 일본법인 사장은 중화권 게임의 가세를 오히려 반긴다. 좋은 온라인게임이 많아지면 콘솔게임에 익숙한 일본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온라인게임으로 눈을 돌릴 것이고 그렇게 되면 시장은 더 커지고 기회도 많아질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한국 게임업체들이 더 분발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박영태 도쿄(일본)/산업부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