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가 그동안 주가 상승의 가장 큰 걸림돌로 여겨지던 채권단 보유 지분 블록세일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됨에 따라 닷새째 강세를 이어갔다.

하이닉스는 16일 0.43%(100원) 오른 2만3600원에 마감했다. 5거래일동안 8.0% 상승한 것이다. 코스피지수가 약보합세를 보였음에도 채권단이 보유한 지분 28.07% 중 6.67%를 시장가 대비 할인 없이 매각했다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했다.

최대 주주인 외환은행을 비롯한 8개 기관은 이날 개장 전 하이닉스 주식 3928만3000주를 당일 종가인 주당 2만3500원에 국내외 기관투자가에 매각했다.

이번 블록세일로 하이닉스의 주가 상승을 제약했던 물량 부담은 실질적으로 마무리됐다는 평가다. 올 상반기 매각 예정 지분 8% 중 정책금융공사 보유 지분을 제외한 물량을 모두 매각한 데다 하반기 매각 예정 물량 5% 중 상당부분은 하이닉스가 자사주로 매입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하이닉스 주가는 지난 1월 중순 2만6700원까지 오르며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다 잇단 매각 무산과 채권단의 일부 지분 블록세일 결정에 따른 물량 부담 우려 등으로 최근 2만1000원 선까지 미끄러지며 조정을 받았다.

이선태 메리츠증권 연구위원은 "채권단 지분 매각이 일단락되면서 그동안 주가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던 반도체 업황 호조와 밸류에이션(가격 수준) 매력이 부각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연구위원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글로벌 수요 회복과 공급업체들의 공급 공백으로 D램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올 하반기 D램 가격 하락 우려가 있지만 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안성호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도 "가격 할인 없이 지분을 매각해 단기 차익 실현 물량이 많지 않을 것이란 점도 향후 주가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