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서울시가 70억원의 예산으로 건조한 한강 홍보선의 운항 실적이 극히 저조한 것으로 드러났다.6·2 지방선거라는 암초를 만나 꼼짝달싹 못하게 된 것인데 선거가 끝나고 이용대상자를 일반시민으로 확대하더라도 적자운영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서울시에 따르면 한강 홍보선인 ‘한강르네상스호’가 지난해 9월24일 여의도 한강공원 개장과 함께 운항을 시작했지만 운행 횟수가 주 1∼2회에 그치면서 이달 11일까지 운행 실적은 27회에 불과하다.한강르네상스호는 서울시가 외빈이나 서울시민을 대상으로 한강을 홍보하기 위해 만든 77인승 규모의 194t급 유람선이다.

이처럼 한강 홍보라는 도입 취지를 전혀 살리지 못할 정도로 운항 실적이 저조한 것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일반 서울시민을 대상으로 홍보선을 운행하면 공직선거법을 위반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해 8월25일 시가 운영하는 30인승 소형 홍보선 ‘한가람호’에 서울시민을 무료로 승선시켜 한강르네상스 사업을 홍보해온 것과 관련해 서울시에 경고조치한 바 있다.시는 현재 한강르네상스호를 일반 서울시민을 제외한 공무원 등을 대상으로 한강견학 프로그램과 연계해 운행하고 있다.

한편, 서울시는 최근 한강르네상스호의 요금을 성인 5000원으로 정했는데 이는 민간 유람선 이용료 1만1000원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특히 시가 추정한 운영원가 1만6000원보다 크게 적은 액수여서 선거가 끝나 서울시민을 대상으로 운행을 시작하더라도 운영상의 문제는 여전하다는 지적이다.홍보 효과를 높이려면 운행횟수를 늘려야 하지만 그럴수록 세금으로 충당해야 할 운영적자 폭이 커지게 되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서울시는 하반기까지 150억원을 들여 150명이 탈 수 있는 400t급 공연유람선(가칭 ‘한강투어선’)을 건조해 한강르네상스 특화공원 구간을 순회하도록하는 계획도 추진 중이어서 적자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공무원 교육생이나 외국 손님을 위해 행정선을 운영할 필요성은 있다고 본다.어차피 이익창출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어느정도 적자운행은 어쩔 수 없다”고 해명했다.

김태철 기자 synerg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