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아시아 순방까지 연기하며 이번 주 미국 건강보험개혁안 통과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미국 동향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국내 증시가 건보개혁안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에서 헬스케어주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아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장기적으로는 미국 재정 악화로 인해 부정적인 이슈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제안한 건보개혁안이 이번주 의회에서 표결에 부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공화당의 반대가 완강해 민주당이 통과 정족수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통과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

이번 건보개혁안이 통과되면 앞으로 10년간 9500억달러의 재정소요가 예상되고, 미국 전인구의 94%가 보험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저가약 사용 장려와 의약품 가격 인하 등도 전망되고 있다.

국내 증시에서 건보개혁안 통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는 업종은 역시 제약주다.

권해순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값싸고 효과가 좋은 의약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며 "바이오의약품, 세포치료제 개발에 대한 투자가 증가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권 애널리스트는 "국내 제약주 중 해외 진출이 활발한 한미약품 등에 긍정적 영향이 기대되며, 바이오신약, 바이오개량신약 개발이 주목받으면서 이수앱지스, 한화석화, 삼성전자 등도 유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보험주에는 특별한 영향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심규선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한국은 건강보험이 워낙 잘 적용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의 건보개혁안에도 국내 보험업체들은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이런 제약주에 대한 긍정적인 영향은 국내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제약주의 시가총액 비중이 크지 않아 전체 지수에는 별다른 영향력이 없기 때문. 오히려 간접적으로는 부정적인 영향이 더 클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승우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이 사회보장지출을 늘리면서 재정적자 악화나 달러가치 하락 등의 우회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 건보개혁안으로 인해 미국 증시의 변동성이 커진다면 국내 증시도 영향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조병현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 증시에서 헬스케어주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건보개혁안이 미국 지수의 흐름에 영향을 준다면 국내 지수 방향을 움직이는 소재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