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시간) 글로벌 상품가격이 일제히 상승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기준금리 동결에 따른 달러화 약세 영향이다.

19개 원자재 종목을 기초로 한 로이터-제프리 CRB지수는 2.75p(1.02%) 오른 273.52를, USB 블룸버그 상품지수는 13.74p 상승한 1280.21을 기록했다.

◇금값 2주 만에 최고
금값은 미 달러화 약세로 2주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미국의 저금리 기조 유지로 인플레이션 헷지 수단으로서 금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런던귀금속시장(LBMA)에서 금 현물 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20달러(1.86%) 상승한 1124.75달러에 마감됐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금 4월물도 온스당 17.1달러 오른 1122.5달러를 나타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상당기간에 걸쳐(extended period)’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인 연방기금 금리는 현행 0~0.25%에서 동결됐다.

전날 국제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가 미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의 국가 부채에 대한 우려를 밝힌 점도 금 가격을 지지했다.

◇유가 80달러 재돌파
전날 80달러를 밑돌았던 국제유가는 급등세를 연출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의 4월물은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1.90(2.38%)달러 급등한 81.70달러에 장을 마쳤다.

런던석유거래소(ICE)의 북해산 브렌트유 4월물도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1.13달러(1.45%) 오른 79.02달러에 거래됐다.

이날 유가상승은 달러화가 미 기준금리 동결 소식과 그리스 신용위기 완화 가능성 제기 등으로 약세를 보인 데 따른 것이다. 이날 유로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8% 상승한 1.378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한편 시장은 다음날 있을 미 에너지정보청(EIA)의 주간 석유 재고 발표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회의 결과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재 OPEC의 석유 생산목표는 현 수준에서 유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구리 가격 2주來 최저수준에서 반등
비철금속 시장은 그리스 재정적자 문제 해결 가시화에 따른 달러화 하락과 전날 하락장에 이은 반발 매수세 유입으로 모든 품목이 반등세를 나타냈다.

또 중국증시가 반등하며 중국 긴축정책에 대한 우려감이 희석되면서 상해시장에서 비철금속 시장이 강세를 보인 점 역시 이날 가격의 상승을 이끌었다.

이날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구리 3개월물은 전 거래일보다 톤당 89.5달러(1.23%) 오른 7390.5달러를 기록했다.

니켈 3개월물은 전 거래일보다 톤당 400달러 상승한 2만1900달러에 마감됐다. 아연 3개월물은 톤당 27달러 올라간 2307달러를, 알루미늄 3개월물은 31달러 오른 2258달러에 장을 마쳤다.

◇달러 약세로 농산물 가격↑..원당은 8개월 만에 최저
옥수수와 대두는 달러 약세로 수출시장에서의 매력이 부각되고 유가상승으로 상품관련 펀드에 자금 유입이 늘면서 큰 폭으로 상승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옥수수는 5월물은 전날보다 부셸당 3.5센트 오른 366.75센트를 기록해 9일 만에 상승했다. 대두 5월물은 전날보다 부셸당 15센트 오른 945센트를 기록했다.

국제선물거래소(ICE)에서 원당 5월물은 전날보다 파운드당 1.15센트(6.3%) 떨어진 18.02센트를 기록, 8개월 만에 최저치로 급락했다.

국제원자재정보업체 코리아PDS 이명숙 물가분석팀 연구원은 “타이트했던 인도의 수급 완화로 인해 바이어들이 선뜻 매수에 나서기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생산량 증가 전망도 원당 가격에 하락압력을 가했다. 브라질사탕수수산업협회는 10/11 시즌 브라질의 사탕수수 생산량이 전년보다 10% 증가한 5.8억톤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mellis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