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는 곧 기회다.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사상 최악의 경기 침체에서 회복세가 감지되고 있는 요즘 국내 기업들은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최대 위기라는 지난해에도 갓 회복을 시작한 소비 시장을 잡기 위해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친 기업들은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 신시장을 창출하는 성과를 보여왔다. 호황기에 대비하는 선제적인 전략을 적극 활용한 것이다.

기업 경영은 장기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위기라고 단기적으로 긴축만 고집했다가는 경기가 풀리는 상황에서 기업의 입지가 좁아질 수밖에 없다. 특히 기업과 제품의 이미지를 만드는 마케팅에 대한 투자를 줄였다가는 소비자들에게 잊혀질 수 있다. 언젠가 다시 돌아올 호황을 대비해 장기적으로 마케팅에 투자하는 기업들이 시장에서 절대 강자로 군림해 왔다.

올해로 12회를 맞은 한경마케팅대상을 받은 기업들은 이 같은 사실을 증명했다. 수상 기업들은 신제품 상품 전략과 브랜드 마케팅 전략,그리고 고객만족 부문에 중점을 두고 소비 침체라는 위기에서 돌파구를 마련했다. 사업 환경 변화에 신속히 대응해야 생존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다. 또 고객들이 상품과 기업에 대해 좋은 이미지를 갖도록 브랜드 마케팅을 꾸준히 펼쳤다. 기업이 오래도록 고객에게 사랑받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마케팅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임채운 서강대 경영대학 교수를 비롯한 심사위원단은 마케팅 성과와 마케팅 가치를 심사 기준으로 삼아 마케팅 성공 사례를 분석했다.

총 17개 수상 기업들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마케팅에 지속적으로 투자하는 기업들은 계속해서 우수한 성과를 보여줬다. 신한금융투자는 브랜드 마케팅 부문에서 6년 연속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롯데홈쇼핑은 5년 연속,삼성증권은 4년 연속,비씨카드와 티니위니코리아,SC제일은행은 3년 연속,롯데백화점은 2년 연속 수상했다. 특히 비씨카드는 글로벌 브랜드와 글로벌 시장 개척 등 두 개 부문에서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올해 처음으로 마케팅대상을 수상한 현대캐피탈,KB투자증권,교보증권,하림,카디프생명보험 등은 위기상황을 극복하고 시장 지위를 견고히 한 성과를 인정받았다. 각자 자신의 영역에서 급성장해 미래 주도적 기업으로 부상할 잠재력이 크다는 점을 인정받은 로하스 노인전문병원,이랜드 애슐리,한국번디 등도 수상했다. 공공부문에서 서울메트로는 사회공헌,그랜드코리아레저는 제휴 마케팅에서 우수한 성과를 보여줘 상을 받았다.

특별상을 수상한 동국대의 유창조 교수는 소비자와 광고 분야에서 국제적인 수준의 연구를 수행해 왔으며 학회 회장,편집위원장 등을 역임하며 학계 발전에 이바지한 공이 크다. 롯데백화점의 정승인 마케팅부문장은 유통 마케팅의 전문가로서 '소원을 들어준다' 등의 일련의 획기적인 행사를 진행해 경기 침체로 위축된 소비자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꿈과 희망을 북돋워준 업적을 인정받아 수상했다.

이 같은 마케팅 사례들은 고객의 다양한 니즈와 만족을 무시하고는 경쟁 시장에서 성공할 수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실천한 것으로 평가된다. 수많은 기업이 경쟁하고 선택의 기회가 열려 있는 개방사회에서는 소비자들이 진정한 주인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