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나흘째 코스피시장에서 전기전자업종을 순매수하고 있다.

이에 따라 IT(정보기술)주의 주도주 복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행보가 IT업황의 호조에 의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주도주 복귀에 대해서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IT株, 외국인 강도 높이며 나흘째 순매수

외국인이 4거래일 연속 IT주들을 사들이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12일부터 코스피 전기·전자업종에 대한 순매수를 시작해 207억원, 462억원, 2672억원 등으로 매수 강도를 높이는 모습이다.

17일 오후 2시49분 현재 외국인은 코스피 전기전자업종을 2743억원 순매수 중이다. 코스피 전기전자업종지수는 전날보다 3.43% 올라 전업종지수 중 가장 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은 특히 LG디스플레이(4.08%), 하이닉스(1.91%), LG전자(2.39%), 삼성SDI(5.34%) 등 대형 IT주들을 집중 매입하고 있다.

IT주에 대한 외국인의 '러브콜'은 올 1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승우 신영증권 IT팀장은 "1분기 실적시즌이 가까워지면서 한국 IT업체들에 대한 실적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며 "올해는 예년과 달리 계절적 비수기인 1,2분기의 IT 수요가 좋다는 이야기가 계속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IT업황 호조로 인한 실적개선 기대감은 있어왔으나 유럽 일부 국가들의 재무건전성 악화, 중국의 긴축 우려 등으로 시장을 비롯해 IT주들의 주가가 움직이기 힘들었다는 판단이다.

박강호 대신증권 테크팀장은 "이달에 들어서도 반도체 D램 가격과 LCD(액정표시장치)패널 가격이 하락하지 않고 보합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증권사들의 1분기 IT업체 실적 전망치도 속속 상향되고 있다"고 전했다.

◆"주도주 복귀 진단은 아직 일러"

외국인의 움직임에 IT주가 주도주로 복귀했다고 진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것이 중론이다.

박강호 테크팀장은 "아직 IT주의 주도주 복귀를 점치기는 힘들다"며 "주도주가 되려면 지금의 호황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확신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의 업황이 좋기는 하지만 하반기 공급과잉과 환율하락 우려, 호황에 따른 경쟁업체들의 추격 등을 감안하면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판단이다.

이승우 대우증권 투자분석부 연구원은 "IT주의 실적전망이 좋기는 하지만 외국인들이 IT주가 아니라 한국시장 자체를 사는 것일 수 있다"며 "모간스탠리인터내셔널(MSCI) 선진지수 편입에 대한 기대로 외국인의 매수세가 확대되고 있는데, 이에 따라 코스피에서 시가총액 비중이 가장 큰 전기전자업종이 강세를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