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이 숙원사업인 자산운용업에 진출한다. 기존 자산운용사를 인수하는 방식이다. 키움증권은 2006년부터 자산운용업에 뛰어들기 위해 노력했지만 대주주의 '실수'로 발목이 잡혀왔다. 이 걸림돌이 오는 5월께 해소돼 자산운용사 인수가 가능해진 것이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알파에셋자산운용의 지분 인수를 위해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실사를 진행 중이다. 인수대금은 200억원 안팎에서 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2002년 설립된 알파에셋자산운용은 총 8200억원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으며 작년 말 매물로 나왔다.

키움증권의 자산운용사 인수와 관련해 눈길을 끄는 점은 인수 시기가 5월에나 가능하다는 점이다.

발단은 200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키움증권의 최대주주(지분율 51%)인 다우기술은 당시 자본잠식 상태에 있던 계열사 인큐브테크를 살리기 위해 감자와 증자를 거치면서 차명계좌로 이 회사 주식을 10%가량 보유하게 됐다.

지금도 5% 이상 지분을 보유하면 금융감독원에 신고하게 돼 있는데 다우기술 측은 이를 이행하지 않은 것.이런 사실이 2004년 드러나 이듬해인 2005년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다.

문제는 현행법상 최근 5년간 금융 관련 법률을 위반해 벌금형 이상의 처벌을 받은 회사나 관계사는 자산운용사의 주요 출자자가 될 수 없다는 규정이다. 따라서 키움증권은 자본시장법 시행 전부터 자산운용업계 진출을 시도했으나 감독당국으로부터 '불가' 통보를 받아야 했다. '최근 5년'의 족쇄가 풀리는 시점이 오는 5월이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그동안 자산운용업 진출의 걸림돌이 사라졌기 때문에 운용사 인수뿐만 아니라 신규 운용사 설립도 가능하다"며 "부동의 온라인 1위를 기반으로 수익원을 다변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