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드에서 초현실주의 그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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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작가 전시회 줄이어
미술사에서 유럽 미술의 위치는 특별하다. 현대미술의 주도권이 미국 뉴욕으로 넘어갔다고 하지만 인상파부터 큐비즘,신표현주의까지 유럽 현대미술의 위상은 여전히 절대적이다.
유럽 화단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의 회화,사진,영상,설치,디자인 작품 전시회가 잇달아 열린다. 유럽 현대미술의 흐름과 최근 경향을 탐색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먼저 프랑스 화단의 60~70대 원로 작가 작품들이 대거 한국을 찾는다. 서울 양재동 갤러리 작이 개관 3주년을 맞아 기획한 '프랑스 현대미술거장'전(18일~4월10일)에는 관능적인 여인의 누드만 그려 온 알렝 본푸와를 비롯해 폴 콜롱,제랄드 가랑,미셀 주엔,미셀 킹,틸로 세르주 등 원로 작가 10명의 유화 · 드로잉 50여점이 걸린다.
서정성이 넘치는 자연주의 경향부터 현실과 이상의 괴리를 독특한 필치로 펼치는 초현실주의까지 다양한 프랑스 현대 미술의 진면목을 감상할 수 있다. 한 · 불 수교 120년인 지난해 우리 정부로부터 옥관문화훈장을 받은 미술평론가 파트리스 드 라 페리에씨가 선정한 작가들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02)2155-2387
유럽 비디오 영상 및 사진 예술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전시도 있다. 서울 청담동 PKM트리니티갤러리에서 열리는 영국의 젊은 예술가 집단 출신 영상 · 사진 작가 대런 알몬드의 개인전(18일~4월16일)이다.
런던 메이저 화랑 화이트 큐브와 PKM갤러리 전속 작가인 대런은 백일몽처럼 '낮 속에 밤을 찍는' 사진 작가다. 국내에서 처음 열리는 이번 전시에는 보름달이 뜬 밤에 낮의 경험을 살려내 야간 풍경을 잡아낸 작품 '보름달'시리즈와 인도네시아 유황 광산에서 작업하는 광부의 움직임을 리얼하게 포착한 영상 등 20여점이 내걸린다. 유령의 시선처럼 변질된 카메라로 낮과 밤을 뒤집어 새벽같은 상황을 연출한 작품들이다. (02)515-9496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책이나 음악 앨범 등 표지 아트 세계를 구축해온 영국 디자이너 로저 딘의 작품은 오는 25일부터 6월6일까지 서울 통의동 대림미술관에서 소개된다. 딘은 그 동안 영국 록 밴드 그룹 건(Gun)을 비롯해 예스(Yes),유라이어 힙(Uriah Heep),오시비사(Osibisa),아시아(Aisa) 등의 앨범 표지를 제작해 주목받은 '커버 아티스트'다. 컴퓨터에 의존하지 않고 철저히 손으로 작업하는 작가로 알려지면서 작품값도 점당 최고 250만달러까지 치솟았다. 딘의 이번 전시에서는 초기 작품부터 최근작까지 100여점을 만날 수 있다. (02)720-0666
미국과 유럽 등에서 주목받고 있는 독일 메탈 아티스트 귄터 숄츠의 작품도 들여다볼 만하다. 청담동 갤러리 익에 마련된 숄츠의 작품전에는 할리 데이비슨 오토바이를 비롯해 축구,화장실에서 신문읽기 등 일상의 다양한 모습을 일반 금속 볼트와 너트로 형상화한 작품 30여점이 출품됐다. 메르세데스 벤츠 자동차 회사의 엔지니어에서 미술가로 변신한 숄츠의 거친 질감의 금속 예술품이 호기심을 자극한다. (02)3445-0330
이 밖에 서울 신사동 필립강 갤러리는 프랑스 원로 여류 작가 오드베르트랑 개인전(4월3일까지)을 열고 있고,디갤러리는 영국 유망 작가 헨리 프리스와 매튜 스몰이 참여하는 2인전(4월1~30일)을 준비 중이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